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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서초동 25시] 요즘 서초동은 '형사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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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등 서울중앙지검 수뇌 '채동욱 키즈'로 통해

"채동욱 이름만 올려놓아도 검사들 대접이 다르더라"

최근 이중근·조양호 사건 변호

조선일보

한 중견 변호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법무법인 서평' 사무실을 방문했다. 법무법인 서평은 변호사 9명이 있는 중소 규모 로펌이다. 법원과 검찰청사, 변호사 사무실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과도 다소 거리가 있다. 그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채동욱〈사진〉 전 검찰총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채 변호사는 2013년 '혼외자 사건'으로 퇴임한 뒤 지난해 5월 변호사로 등록했다. 3개월 뒤 동료 선후배 변호사들과 지금 사무실을 열었다.

이 변호사는 "요즘 서초동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 사건을 해결하려면 채동욱 변호사를 찾아가야 한다는 소문이 퍼진 지 오래"라고 했다. 변호사 수임계에 '채동욱' 이름만 공동으로 올려놓으면 중앙지검 검사들의 대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서초동은 사건이 없어서 썰렁한데 채 변호사 사무실은 문전성시였다. 소문이 사실인 것 같았다"고 했다. 변호사들 사이에선 '형사채통'(큰 형사 사건은 채동욱을 통한다)이란 말도 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을 이끄는 윤석열 지검장과 윤대진 1차장 모두 '채동욱 키즈(kids)'라고 불렸던 '채동욱 사단'"이라며 "이런 연고와 전관예우를 기대하고 채 변호사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채 변호사는 최근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회삿돈으로 자택 인테리어 공사 비용 30억원을 쓴 혐의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굵직한 재벌 총수 사건들을 맡았다. 채 변호사가 사건을 맡은 이후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조양호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두 차례 기각했다. 조현준 회장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그럴만한 사안이었다"는 평가가 많지만, 일각에선 '채동욱 효과'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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