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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一刀兩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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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셰얼하오 五단 / 黑 이야마 九단

조선일보

〈제5보〉(66~80)=역사적으로 라이벌인 중국과 일본은 바둑에서도 오랜 세월 일진일퇴를 거듭해 왔다. 중세 황실의 바둑 붐을 업고 황금기를 누리던 중국 바둑은 청대(淸代) 이후 문화혁명을 거치며 몰락했다가 21세기 들어 최고의 바둑 시장으로 거듭났다. 일본은 막부(幕府) 장군들의 절대적 지원 속에 성장, 20세기 중반엔 세계 바둑의 메카를 자임했었다. 양국 고수들이 교류했다는 진신두(鎭神頭) 고사의 배경은 약 1200년 전이다.

66으로 잡아 중앙이 두터워졌다. 대신 상변은 67~74까지 흑이 백을 납작하게 누르며 외세를 얻었다. 그런데 66의 축으로 잡는 대신 '가'에 느는 수는 어땠을까. 참고도를 보자. 9까지는 실전과 똑같고, 12까지 일단락이다. 이 그림은 흑의 곤마가 약해 보이지만 백도 A, B 등의 약점이 남아 실전과 우열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결론.

75, 77의 행마는 좀 무거웠다. 이렇게 직선적으로 달아날 게 아니라 '나' 정도에 뛰어놓고 '다', '라' 등을 노리며 타개하는 것이 묘미가 있었다. 79는 형세가 만만치 않다고 느끼고 최대한 버틴 수. 그러나 80이 빛나는 요소였다. 일도양단(一刀兩斷), 흑이 두 쪽으로 갈라지자 이야마가 굳은 표정으로 장고에 들어갔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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