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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세종시 inside] 미혼 공무원들 늘자 미팅 주선 나선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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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인 오는 14일 세종시 나성동의 한 호프집에선 미혼 남녀 12명씩 총 24명이 참가하는 단체 미팅이 열린다. 미팅 주선자가 결혼정보회사가 아니라 기획재정부라는 점에서 이채로운 이벤트다. 기재부는 2012년 말 세종시 이전 후 소속 공무원들의 미혼율이 높아지자 미팅 행사까지 추진하게 됐다. 미팅 행사를 위해 기재부는 지난 5일부터 사흘간 기재부 공무원들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토연구원 등 세종시에 있는 국책연구기관 소속 연구원들로부터 참가 신청을 받았다. 미팅은 '남자 공무원과 여자 연구원' '여자 공무원과 남자 연구원' 등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기재부에선 남자 10명, 여자 8명이 참가를 희망했지만, 연구원 참가 희망자(여자 7명, 남자 5명)와 남녀 숫자를 맞추는 과정에서 남녀 3명씩 6명이 탈락했다.

조선비즈


미팅 행사는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월 직접 기획을 지시했다. 결혼 적령기가 훨씬 지났음에도 미혼으로 남아 있는 공무원이 눈에 띌 정도로 많아진 데 따른 조치였다. 현재 기재부 소속 공무원 1021명 중 결혼 적령기인 30대는 총 408명이며, 이 중 146명(35.8%)이 미혼 상태다. 40세 이상 미혼 공무원도 50명에 달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재부 공무원들은 타 부처에 비해 업무량이 많아 데이트할 시간이 부족한데, 세종시로 청사가 이전한 뒤 이성을 만날 기회마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과거 기재부 공무원들은 직업이 안정적이고 행정고시를 통과한 수재들이라 결혼 시장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한 후에는 인기가 한풀 꺾였다. 기재부 소속 한 30대 사무관은 "소개팅에 나가서 '세종시에서 오래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면 '주말 부부는 힘들 것 같다'란 답이 돌아온다"며 "그나마 남자들은 대전·충청 지역에 사는 연구원이나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소개팅 제안이 들어오지만, 여자들은 상황이 훨씬 심각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준우 기자(rainrac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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