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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사설] 車산업 생태계 붕괴 걱정된다는 최종식 쌍용차 사장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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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한국GM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모터쇼 참석 중 기자와 만나 한 말인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메시지다. 그는 "한국GM 사태가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며 "자동차 업종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품 업체까지 어려워지면 전체 생태계가 부실화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40년 넘게 업계에 몸담고 있는 최 사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2010년 쌍용차를 맡아 적대적 노사 관계를 극적으로 극복하며 회사를 살린 경험도 있다. 그런 그가 생태계 붕괴를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자동차 산업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통계를 보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15년까지 줄곧 5위권을 지켰던 자동차 생산은 2016년 6위로 떨어졌고 수출은 5년 연속 감소세다. 국내시장에서도 수입차에 밀리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품질과 성능은 별로 차이가 없는데 한국 자동차 가격만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그 뒤에는 잦은 노사분규와 고비용 구조, 낮은 생산성이라는 고질병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체의 평균 임금은 2016년 이미 9213만원까지 올랐다. 11년 동안 인상률이 83%에 달한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등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반면 자동차 1대를 만들 때 투입하는 시간은 더 길다. 생산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다. 강성 노조 탓에 생산 물량에 따른 근로자 전환 배치 등 탄력적인 인력 운용까지 막혀 있으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아도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영향도 있지만 우버 같은 공유경제가 확산되며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산업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고착화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와 경직된 노사 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이곳에 부품을 대는 수많은 협력사들, 이곳에 종사하는 수십만 근로자의 생계가 걸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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