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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하면 '제2 쌍용차'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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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체제하에서는 정상화가 어렵다. 해외 매각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산업은행 등 채권단)

"해외 매각하면 먹튀를 당해 제2의 쌍용차, 한국GM 꼴이 난다."(금호타이어 노조·전남 광주 지역사회 등)

금호타이어 해법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노조가 정면 대립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45%를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재추진하면서 '먹튀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과 노조의 대립에 광주 지역사회, 정치권도 달라붙으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채권단 "해외 매각 반대하면 법정관리 불가피"

금호타이어는 최근 3년간 순손실이 1940억원이고, 산은 등 금융회사에 2조4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 기간 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1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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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작년 더블스타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불발된 후, 노사 자율협약에 따른 자구안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임금 삭감, 복지 축소 등이 담긴 자구안에 노조가 반발하며 시간이 지체됐고, 지난 2월 28일 노사가 가까스로 만들어 제출한 자구안은 채권단이 미흡하다며 반려했다.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통해 회사를 살리려면 기존 대출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고 신규 자금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채권단은 부정적이다. 1조5000억~1조8500억원을 금호타이어에 넣더라도 정상화가 어렵고, 존속 가치(4600억원)가 청산 가치(1조원)보다도 낮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산하로 강성 노조로 꼽히는 금호타이어 노조에 대한 부담에 여러 업체가 인수를 거부했다고 산은 측은 설명했다.

먹튀 가능성도 어느 정도 희석됐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근로자 3년간 고용 보장, 5년 또는 채권단이 모든 지분을 매각할 때까지 최대 주주를 유지하도록 합의했다. 또 유상증자 후 산업은행이 가지는 23.1% 지분으로 자산 매각을 반대할 수 있는 권리를 넣을 수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 매각을 반대해 더블스타의 유상증자 참여가 무산되면 남은 것은 법정관리뿐이라는 입장이다.

◇노조와 지역사회 "먹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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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와 공장이 있는 광주 지역은 반발하고 있다. 특히 먹튀 가능성을 우려한다. 오는 6월 광주 지역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해외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2004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기반 기술을 확보한 후 2009년 쌍용차를 법정관리로 몰아넣은 상하이차와 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노조는 아예 "해외에 매각돼 시한부 인생을 살 바에는 법정관리가 낫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에 5년간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도록 강제해도 5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노조는 적자가 나는 중국 공장을 매각하고, 1조9000억원의 부채를 탕감하는 등의 조치로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업체 중 유일한 방위산업체라는 점도 해외 매각 반대 이유다. 우리 군 전투기 타이어를 생산하는 금호타이어가 해외에 매각되면 기술 유출 우려가 있고 전쟁 등 유사시 물자를 적시에 공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노조 투쟁 노선 강화하지만 사태 해결에 도움 안 돼"

금호타이어 노조는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노조 간부들은 광주공장 인근 송신탑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고, 노조는 지난 3~4일 조별로 2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였다. 오는 9일에도 부분 파업을 할 예정이다. 15일엔 총파업을 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먹튀 가능성을 제기하는 노조의 주장은 이해가 되지만 대안 없는 강경 투쟁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호근 교수(대덕대)는 "강성 노조로 인해 국내엔 매수자가 없어 해외 매각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투쟁만 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해외 업체가 먹튀를 하지 못하도록 대안을 모색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해외 업체가 장기간 국내 공장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원섭 기자;김성민 기자(dori238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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