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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골든타임 놓칠라, 금호타이어 채권단 매각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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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들어가면 청산 불가피 판단

뉴스1

그래픽=이은주 디자이너©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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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조재현 기자 =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속도전에 돌입했다.

노조 반대에 막혀 매각이 지연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한데 이 경우 회사 청산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 노조 반대에 휘둘리다 매각 적기를 놓치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6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사 양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협의를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노조가 해외매각 반대 투쟁에 들어가 협의 재개 일정을 가늠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유상증자(6463억원 규모)를 포함한 투자약정을 체결했다. 더블스타 협상과 노사 자구안 협의를 별도로 분리해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노사 협의를 기다리다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지연될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 회사 정상화 방안 놓고 채권단·노조 입장차

금호타이어 위기의 원인으로는 중국 공장 부실과 고임금·저생산성 2가지가 지목된다. 이중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은 금융채권만 7000억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채권단은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해 중국법인 부실을 해소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국 자본에 대한 반감에도 더블스타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낸 배경에는 중국계 금융기관 차입금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렸다. 또 더블스타의 중국 트럭·버스 타이어 판매 네트워크(4500개)를 활용하면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채권단 설명이다.

반면 노조는 해외매각 없이도 회사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논리로 이같은 방안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더블스타가 고용보장 3년을 약속했지만 이후 국내공장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제조한 타이어는 프리미엄이 붙지만 인건비나 수출선을 감안했을 때 더블스타에게 꼭 필요한 핵심자산은 아니다. 이 때문에 노조는 법정관리 후 중국 공장매각 등 구조조정 작업을 거치는 게 낫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 법정관리 후 자력회생? "사실상 어려워"에 무게

그러나 금호타이어 상황에 비춰봤을 때 법정관리 후 중국공장만 매각하고 자력 회생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은 본사 보증으로 얽혀 있어 분리 매각이나 별도의 정상화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 부실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청산가치와 계속가치를 각각 1조원, 46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른 회사 수준으로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자구계획을 이행해도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1575억원 가량 조금 높은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면 법원이 청산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기존 거래업체들의 계약해지가 이어지는데 거래선이 끊기면 정상적인 영업활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인원감축이나 임금조정 등 구조조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청산 쪽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최종 파산처리 된 옛 한진해운이 대표적인 사례다. 채권단 역시 이점을 우려해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산업은행과 투자약정을 체결한 더블스타가 계약까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여지를 남겨둬 임금반납 등 노사 자구안이 나오지 않으면 유상증자 참여를 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인수 주체인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가 자력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중국증권거래소에 투자협정 공시를 내놓은 더블스타가 "주식구매승인협의와 주주(출자자)협의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단서를 달아놓은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상 매각이 불발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고 자력회생을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최악의 경우 청산절차를 밟을 수도 있는데 노사가 납득할만한 자구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노조가 스스로 기회를 날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단은 지난달 말 노조에 납득할만한 경영정상화 자구안을 가져오면 해외매각 추진시 합의(동의)를 얻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노사가 내놓은 잠정 합의안을 놓고 채권단과 의견 차이가 빚어지며 해외매각 합의 조건안은 무위로 돌아갔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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