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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금호타이어,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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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6463억 규모 ‘제3자 유상증자 방식’ 투자 유치 추진

계약 성사 땐 지분 45% 최대주주로…상반기 협상 완료 계획

금호타이어가 중국 국영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로부터 6463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다. 채권단 계획대로 되면 더블스타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사실상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 하지만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이 결렬된 적이 있었던 데다 노조가 해외 매각을 결사반대하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일 여의도 산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블스타와 주당 5000원, 총 6463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에 성공하게 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채권단 지분은 42%에서 23.1%로 줄어든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주식 42.01%를 95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상표권 사용료 협상 잡음과 노조의 반대, 인수 가격 인하 갈등 등을 겪다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실적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인수 가격을 16% 인하하라고 요구한 반면 고용승계 등 채권단 요구는 수용하지 않아 결국 협상이 깨졌다.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은 구주 매각이 아닌 신주를 발행해 경영권을 더블스타로 넘기는 방식이다. 계약금은 총투자액의 5%인 323억원으로,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올 상반기 중 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조건을 보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고, 증자가 마무리되면 더블스타는 3년, 채권단은 5년간 지분매각이 제한된다.

산은은 “금호타이어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중국법인 정상화, 채권단 손실 최소화의 관점에서 더블스타와의 협상을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봤다”며 “더블스타가 제시한 비전과 운영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커보여 투자협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실사 결과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현재 사업구조를 유지할 경우 계속기업가치는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자구안을 통해 한국타이어와 넥센 등 경쟁사 수준으로 임금성 경비를 낮췄을 경우에도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 대비 겨우 1575억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은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같은 채권단 공동관리체제를 추진하더라도 신규자금 상당부분이 중국 지원에 소요되고 이마저도 중국법인의 정상화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노조 일각에서 법정관리를 통한 자생론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가능한 대안, 인수자가 있는데 법정관리로 간다는 것은 기댓값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더블스타와 재협상에 나선 배경과 관련,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유력 기업들에 지속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했으나 더블스타를 제외하고는 의미 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타이어 등 국내 업체와 해외 유명 업체들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부행장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에 반대하며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는 자구안에 합의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자구안은 정상화로 가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며 “자구안이 합의되면 채권단도 노조를 만나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산은은 노사 합의가 수반된 경영정상화 계획(자구안) 이행 합의서 제출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키로 했다.

금호타이어 사측에서도 더블스타로의 매각발표에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노조에 자구안 동의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외매각 추진이 공식화되면서 노조와의 협상이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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