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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금호타이어 결국 법정관리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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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먼저 해외매각 철회를” 자구안 협상 거부

채권단 시한 연장에도 합의 불발

産銀 등 “28일 회의… 처리방안 마련” 금호 내부선 노조 비난 거세져

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에 실패하면서 법정관리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가 채권단 측에 해외 매각 방침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고 협상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해외 매각을 막기 위해 노조가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선택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7일 금호타이어는 사측이 제시한 자구계획안에 대한 노사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자구계획안에 대한 노사 합의는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체결을 위한 전제 조건이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곧바로 법정관리를 포함한 처리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28일 실무책임자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호타이어 노조가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를 회생시킬 방법이 없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만 해도 금호타이어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할 거란 전망이 많았다. 당초 채권단이 정해놓은 합의 시한은 26일이었다. 26일 오후까지 노사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채권단도 시한을 연장하며 기다려줬다. 하루를 끌었지만 노사 합의는 끝내 불발됐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줄곧 해외 매각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26일 채권단은 ‘일단 노사가 합의를 하고, 해외 매각을 진행할 때는 추후에 노조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노조는 27일 “해외매각 철회 없이는 노사 자구안 논의는 없다”고 재차 천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인수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은 지난해에도 인수에 나섰던 중국 업체 더블스타다.

노조 합의 거부로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자 금호타이어 내부에서 노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한 금호타이어 사무직 직원은 “해외 매각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일단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그냥 법정관리 가고 노조 정리해버리자’ 등 격한 반응도 나왔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1월 워크아웃에 돌입해 2014년 12월 졸업했지만 실적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영업이익이 2014년 3584억 원, 2015년 1360억 원, 2016년 1201억 원으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에는 1569억 원(추정치)의 영업손실을 봤다. 재무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은 올해 1, 2월 월급을 못 받았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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