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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북극곰'으로 기후변화를 논하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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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기후변화의 심리학'…우리는 왜 기후변화를 외면하는가

머니투데이

지난해 6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협약의 조건이 미국에 매우 불리하고 미국의 제조업에 상당한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입장에 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실망감과 우려를 드러냈지만 미국 내 보수 단체들은 환영의 논평을 냈다.

기후 변화는 지구 생명체의 40% 이상을 멸종에 이르게 할 만큼 막대한 파급력을 갖고 있다. 우리 삶과 직결돼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 그럼에도 핵 미사일, 테러, 경제위기 등에 대해선 전 세계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연일 목소리를 내기 바쁜 반면 기후변화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이유는 뭘까.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기후변화의 영향을 인정하기를 주저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간은 어리석다'는 구약 성서 시편의 구절이 떠오른다. 누군가 보고 싶지 않은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의 눈에 띄지 않기 마련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책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둔감한 이유를 인간의 본능에서 찾는다. 인간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통제 불능의 자동차처럼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에는 잘 대응하지만 기후변화처럼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추상적인 위기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를 논의하는 일은 인간의 본능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기후변화 운동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북극곰의 상징을 비판한다. 요원해 보이는 기후변화를 이야기 하면서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동물인 북극곰을 내세워 '북극곰과 지구를 구하자'고 외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또 기후변화 문제는 가해자와 인과관계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하면서 '미국이 북한이 세계기후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 현재와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책은 기후변화 운동이 사람들의 심리에 호소하고 공동의 목적을 중심으로 협력의 담론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의 심리학 = 조지 마셜 지음, 이은경 옮김, 갈마바람 펴냄, 364쪽/1만8000원.

이경은 기자 k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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