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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조선 ‘과학자’들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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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조선시대 과학의 순교자
이종호 지음/사과나무·1만5000원


‘과학’이라는 말이 없던 조선시대에 과학자의 삶을 산 13명 이야기다.

<동의보감>을 짓고 전염병 퇴치에 진력한 허준, 흑산도 어류를 채집 관찰하여 집대성한 정약전, 최신기술로써 배다리를 놓고 화성을 건설한 정약용, 지금의 눈으로 보아도 정밀한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 종두법을 보급해 천연두 퇴치에 나선 지석영은 과학자 이름에 값한다.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을 찾아 전국을 누벼 <택리지>를 쓴 이중환, 수레와 선박 즉 상인과 무역의 가치를 논증하고 시멘트와 표준화를 소개한 박제가, 백과사전 <임원경제지>를 지은 서유구, 고증학을 실천한 금석학자 김정희, 기로써 동서양 지식의 융합을 시도한 최한기 등 북학파에 이르면 지은이의 시각이 새로워 보인다. 긍정적으로 알려진 강점기 물산장려운동의 속임수를 꿰고 조선인의 힘을 기르려 발명학회를 만든 김용관은 소개만으로도 반갑다. 지은이는 아버지 제삿날에 맞춰 바다를 건너다 명에 표착하여 돌아오기까지 반 년 간 여정을 꼼꼼히 기록한 <표해록>의 저자 최부한테서 관찰력을 높이 산 듯하다. 조선 최초로 인체해부를 한 인물로 기술한 전유형 대목에는 신분에 따라 자료 편차가 심한 조선시대 형편이 엿보인다. 그는 이괄의 난에 연루돼 참수되는데, 이익의 <성호사설>에 나오는 “임진왜란 때 길거리에서 시체 세 구를 해부한 탓에 제명에 살지 못하고 죽었다는 뒷담화가 돌았다”는 한 구절로써 해부를 기정사실화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등장인물들의 과학적 행적과 유배, 참형, 야인생활 등의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은 점은 눈에 띈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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