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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팝업리뷰]'환절기', 자극 대신 감성 선택…영리한 퀴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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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영화 '환절기'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낸 색다른 퀴어영화가 탄생했다.

영화 ‘환절기’는 마음의 계절이 바뀌는 순간, 서로의 마음을 두드린 세 사람의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 영화는 이동은, 정이용의 그래픽 노블 ‘환절기’를 원작으로, 원작자인 이동은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교통사고의 현장을 비춰주며 4년 전으로 자연스레 안내한다. ‘미경’(배종옥)은 필리핀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남편 사이 고등학생 아들 ‘수현’(지윤호)이 있는 평범한 주부다. ‘수현’은 살갑진 않지만, 엄마에게 걱정을 끼친 적 없는 든든한 아들이다. 그런 ‘수현’에게는 아픈 가족사가 있는 친구 ‘용준’(이원근)이 있다.

‘미경’은 ‘용준’을 따뜻하게 품어준다. ‘용준’ 역시 ‘미경’을 엄마처럼 살뜰하게 잘 따른다. 그러던 어느 날 ‘수현’과 ‘용준’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수현’이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미경’이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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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환절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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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환절기’는 퀴어 소재를 갖고 왔지만,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철저히 ‘미경’의 시선에서 바라본다. 성소수자 캐릭터를 전면적으로 내세우면서도, 자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극에 가깝다. 이에 관객들이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조금씩 감정이입하며 천천히 따라갈 수 있도록 이끈다.

‘환절기’의 가장 큰 강점은 촘촘하게 얽혀 있는 인물들 간의 감정선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관계 속 켜켜이 쌓이는 감정을 전달한다. 관계에 대한 여정이다. 물론 감정이 시원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조금씩 변화되는 지점들이 조금씩 스며든다. 제목이 왜 ‘환절기’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배종옥, 이원근, 지윤호의 섬세한 연기는 ‘환절기’의 감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배종옥은 짐작하지 못했던 아들의 비밀을 마주하며 일어나는 내면의 격정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뭉클함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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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환절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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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근은 한없이 맑은 눈웃음, 웃음기 뺀 표정을 오가며 빛나면서도 불안함이 감도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지윤호는 해맑은 듯하다가도 고민이 많은, 복합적인 감정을 영리하게 포착해냈다.

이동은 감독은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법에 대해 말해보고 싶었다. ‘환절기’를 통해 외로움과 상처를 지닌 이들이 서로를 마주하며 작은 성장을 이루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래픽 노블 ‘환절기’의 원작자인 이동은 감독이 연출을 맡은 만큼 원작을 단순히 스크린으로 옮겨온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마음이 바뀌는 순간으로 진한 여운을 남기기엔 충분하다. 지금 이 시기와 안성맞춤이다. 개봉은 오늘(22일).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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