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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자빠뜨리고 주연 하는게"···조근현 감독 '미투' 폭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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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성희롱’ 논란 조근현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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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도 영화감독에 대한 성희롱 폭로가 나왔다.

22일 영화계에 따르면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이 최근 성희롱 문제가 불거지면서 언론 인터뷰와 무대 인사 등 각종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 감독의 성희롱 의혹은 이번 개봉작이 아니라 자신이 연출하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배우 지망생을 면접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 면접에 참여했다는 배우 지망생 B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투’(metoo) 해시태그(#)를 달고 “지난해 12월 18일 뮤직비디오 미팅에서 (조 감독이) 여배우에게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 성희롱적인 언사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B씨는 조 감독이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 조연은 아무도 기억 안 해” 등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더 많은 배우 지망생, 모델 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신중히 글을 올린다”며 조 감독에게서 온 사과 문자도 캡처해 함께 공개했다.

‘미팅을 통해 상처를 받았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 문자는 조 감독이 지난 5일 해당 의혹에 대해 씨네21과 전화통화를 한 다음날 B씨를 포함, 당시 면접을 본 사람들 모두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영화 제작사 측은 곧바로 조 감독을 영화 홍보 일정에서 배제했다. 실제로 조 감독은 지난 9일에도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로 했으나, 전날 “갑자기 몸이 너무 안 좋아졌다”며 인터뷰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에 대해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흥부’(2월 14일) 개봉 일주일 전 언론 취재가 들어오면서 관련 사실을 알게 됐고, 제작사 발렌타인필름(대표 최연주)을 통해 사실 여부를 파악하자마자 즉시 영화에 관한 모든 공식 활동에 조근현 감독을 배제했다”며 “감독으로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감독은 씨네21과의 통화에서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면 내 정체를 밝히고 작업실로 오라고 얘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화계가 낭만적인 곳이 아니라는 현실을 말해주는 과정에서 자극적인 표현을 썼을 수도 있겠다”면서 ”상대방이 정말 불쾌하게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현재 해외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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