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어떻게 오는가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 황혜경(45)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첫 시집 '느낌 氏가 오고 있다'(2013) 이후 5년간 쓰고 고친 63편의 시가 담겼다.
"빨리 팔고 빠지는 점포들을 여럿 알고 있다/며칠은 가방 어떤 날은 신발 다른 날은 양말 하루는 벨트와 지갑/명료함이란 그런 것이다/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복서의 주먹을 기억한다/단단함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아기 새 같은 것을 움켜쥐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유리의 소리를 머금고 있는 듯 shining(샤이닝)과 dark(다크) 사이에" ('shining과 dark 사이에' 중)
시인은 "지나간 확실한 것을 믿는 마음으로 확실하게 지나간 것에 기댄다"고 말했다.
문학과지성사. 202쪽. 8천원.
▲ 조이와의 키스 = 2013년 '문학수첩'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배수연(34) 시인의 첫 시집이다.
'조이'라는 시적 자아의 이름에서 느껴지듯 시어들의 발랄한 표현이 돋보인다.
그러나 조이가 놓여있는 현실은 아름답기보다는 위협적이고 공포스럽다.
"헝클어지는 머리칼/머리를 쓰다듬는 커다란 손//엄살쟁이야/주사 맞기 싫으면/선생님 뺨에 입을 맞춰 봐" ('병원놀이' 중)
"노아는 유난히 손목이 가느다란 여자애들을 좋아했다 새벽에 선장실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손목뼈는 두 개씩 부러져 삐져나와 있었다. 큰 가시로 이를 쑤시는 노아를 볼 때마다 아이들의 부러진 뼈가 아물었는지 궁금했다." ('방주' 중)
민음사. 136쪽. 9천원.
▲ = 계간 '시인동네' 2014년 겨울호부터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는 '시적 순간' 코너에 게재된 글들을 묶었다.
김언, 함기석, 이영광, 오은, 송재학, 신용목, 손택수 등 시인 22인의 생생한 시적 경험을 담았다. 각 시인의 시론(詩論)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이야기들이다.
시인동네. 272쪽. 1만2천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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