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사케양조장 가장 많은 니가타현
최고급 해산물 10종 얹은 기와미 초밥
800년 묵은 료칸, 미백효과 좋은 온천도
일본 최대 다설지로 꼽히는 니가타는 ‘눈맛’만 좋은 게 아니다. 물맛(온천), 밥맛(쌀)도 기막히다. 쌀이 좋으니 술맛(사케)도 빼어나고, 해안선이 330㎞에 달해 바다에서 온갖 푸진 먹거리가 올라온다. 스키 마니아가 어니어도 니가타 여행이 즐거운 건 그래서다. 중요한 사실 하나 더. 아직까지 니가타에 취항하는 저비용항공이 없다. 항공료가 조금 비쌀지라도 후쿠오카(福岡)·오사카(大阪)·삿포로(札幌)처럼 한국인에 치이지 않고 호젓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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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가타는 물과 쌀이 좋다. 그러니 술맛도 좋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양조장이 있는 건 그래서다. 니가타 시내 사케박물관인 '폰슈칸'에서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사케를 시음해볼 수 있다. [사진 일본정부관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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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타는 일본 최대의 곡창지대다. 1890년대까지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현이었다. 도시화·공업화 전까지 쌀 생산이 많아서였다. 367㎞에 달하는 일본에서 가장 긴 강 ‘시나노가와(信濃川)’ 유역에 에치고(越後) 평야가 펼쳐져 있다. 겨울에 내린 눈이 강으로 흘러들어 물이 풍부하다. 바로 여기서 난 쌀이 고시히카리(こしひかり)다. 밥을 한 숟갈만 먹어봐도 특유의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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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타는 일본에서도 가장 맛난 쌀로 치는 고시히카리의 본고장이다. [사진 니가타현 관광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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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쌀로 빚은 술은 일본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통한다. 사케 주조장도 일본 현 중 가장 많다. 무려 96개다. 술은 주로 겨울에 빚지만 양조장 견학은 일년 내내 할 수 있다. 유서 깊은 양조장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남다르다. 2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니가타시 이마요츠카사(今代司) 주조장, 겨울에 내린 눈을 저장한 설실(雪室)에서 5년간 사케를 숙성하는 미나미우오누마(南魚沼)시 핫카이(八海) 주조장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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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마요츠카사 주조장. [사진 일본정부관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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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을 가지 않는다면 니가타역 인근 사케 박물관 ‘폰슈칸’에 들러보자. 500엔(약 5000원)을 내면 사케 90여종 중 5가지를 시음할 수 있다.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술을 받아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니가타 토속주 뿐 아니라 쌀·과자·된장 등 특산품도 판다.
오는 3월 10~11일 니가타시에서 사케 축제 ‘사케노진(酒の陣)’이 열린다. ‘일본판 옥토버페스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니가타현 90여 양조장의 500종 최고급 사케가 총출동한다. 시음 티켓(당일권 2500엔)만 있으면 원없이 사케를 맛볼 수 있다. 2017년에는 축제 기간 17만 명이 방문했다. 홈페이지(sakenojin.jp)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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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옥토버페스트로 불리는 사케축제 '사케노진'이 3월 10~11일 니가타 시내에서 열린다. [사진 니가타현 관광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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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맛을 돋우는 해산물도 빼놓을 수 없다. 대게·방어·한치 등 한국에서 많이 먹는 해산물이 흔하고 단맛이 강한 남방새우도 유명하다. 니가타 요리사들이 개발한 ‘기와미(極み)’란 초밥도 먹어봐야 한다. 성게·다랑어·연어 알 등 니가타가 자랑하는 최고급 해산물을 고시히카리 밥에 얹은 초밥을 10개 내준다. 니가타 시내에 30개 지정 식당이 있는데 도쿄에서도 이걸 맛보기 위해 온단다. 가격은 3000엔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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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타를 대표하는 해산물인 남방새우. 회로 먹으면 궁극의 단맛을 경험하게 된다. [사진 일본정부관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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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리 먹었다면 온천을 즐길 차례. 니가타는 일본에서 세번째로 온천이 많은 현이기도 하다. 가장 유명한 건 유자와에 있는 ‘다카한(高半)’ 료칸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가 머물며 『설국』을 쓴 바로 그 장소다. 무려 8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현대식 건물로 리모델링했지만 작가가 묵던 객실은 그대로 보존했다. 객실 옆에서는 흑백영화 ‘설국’을 하루 두 차례 상영한다. 묘코산 중턱에 있어서 풍광이 근사한 아카쿠라 온천, 일본 3대 약탕으로 꼽히는 마츠노야마(新潟) 온천, 미백 효과가 탁월한 츠키오카(月岡) 온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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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소설을 쓰며 머물던 다카한 료칸. 니가타현의 대표적인 스키 명소인 유자와 지역에 있다. [사진 일본정부관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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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타 앞바다에는 일본 본섬을 제외한 최대 섬 ‘사도(佐渡)’가 있다. 니기타항에서 배를 타면 약 1시간 만에 닿는다. 8세기 이후 권력 싸움에서 밀려난 귀족들의 유배지였고, 한때 금·은·동이 모두 나던 세계적인 금광이었다. 에도시대 무사들이 전해준 문화도 공존해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 섬에 들어가면 17·18세기를 채굴작업 현장을 구경하고, 섬 남쪽 오기(小木)항에서는 작은 배 ‘다라이부네(たらい舟)’를 타볼 수 있다. 어민들이 파도가 거친 바위 틈에서 이 배를 타고 미역과 전복, 소라 등을 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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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섬의 명물인 전통배 다라이부네. 사도섬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사진 일본정부관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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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승표 기자, 자료협조=일본정부관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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