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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1932년 건립 구 현충사엔 숙종 친필, 1967년 신축 신 현충사엔 박정희 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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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아산 현충사 현판 현행 유지 결정

경내 일본 금송은 사당 밖으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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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충남 아산 현충사(사적 제155호)의 현판들이 현행대로 유지된다.

현충사 내 ‘신현충사’ 건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현판이, ‘구현충사’ 건물에는 조선 숙종이 하사한 현판이 그대로 걸려 있게 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현판을 숙종 현판으로 교체해달라는 요구에 문화재위원회는 “두 현판 모두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문화재청은 21일 “이날 오후 열린 문화재위원회의 현상변경 검토 결과에 따라 현충사 사당 현판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위는 현행 유지의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우선 현판 교체 여부에 대해 충무공 후손들 간에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순신 가문의 15대 종부인 최순선씨는 지난해부터 현판 교체를 요구하고 있으나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회는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문화재위는 현판을 교체할 경우 역사성과 더불어 건물과 현판의 일체성이 훼손된다고 봤다. ‘구현충사’에 걸린 숙종 현판을 떼어 ‘신현충사’에 설치하는 것은 그 시대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건물과 현판의 일체성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현충사 현판 교체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9월 최씨가 문화재청에 교체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쓴 현충사 현판이 충무공의 얼을 훼손한다는 취지로 조선 숙종이 1707년 하사한 친필 현판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종부로서 국보 76호인 <난중일기> 등을 상속받은 그는 “연말까지 현판을 교체하지 않을 경우 <난중일기>를 비롯한 충무공 관련 원본 유물의 전시를 허락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신현충사’는 박 전 대통령이 1966년 벌인 현충사 성역화 사업의 결과물로 1967년 ‘구현충사’ 위쪽에 신축한 건물이다. ‘구현충사’는 숙종 때인 1706년 건립한 충무공 사당 자리에 서 있다. 이 사당은 그러나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사라졌다. 이후 1932년 이충무공유적보존회 등을 중심으로 국민 성금을 모아 지금의 ‘구현충사’를 건립했고, 충무공 후손들이 보관해오던 숙종 현판을 내걸었다.

현판 교체 요구에 문화재청은 그동안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두 차례 열고 “현판 교체는 신중해야 한다”는 자문회의의 견해를 받아들여 교체를 수용하지 않다가 이번에는 문화재위에 안건을 올린 것이다.

문화재청은 이날 현충사 경내 일본 금송 이전과 관련, “올해 내로 사당 권역에서 옮겨 사무실 등이 있는 곳에 심겠다”고 밝혔다. 또 도산서원의 금송도 이날 문화재위 심의에 따라 사당 권역 밖으로 옮겨 심기로 했다. 칠백의총의 금송은 올해 문화재위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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