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방 정책 발표 이후 처음…난민들은 반발
이스라엘, 출국 거부 에리트레아 난민 7명 수감 |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정부가 출국을 거부한 아프리카 난민을 수감하기 시작하는 등 강제추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남부 홀롯에 있는 수용시설에서 망명 신청자들이 전날 밤부터 에리트레아인 난민의 수감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이곳에 있던 에리트레아인 7명은 이날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직후 사하로님교도소로 보내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들에게 자진출국 의사를 물었고 도주 가능성을 우려해 수감했다.
이스라엘이 아프리카인 추방 계획을 발표한 뒤 출국거부를 이유로 망명 신청자들을 수감하기는 처음이다.
이들이 에리트레아나 르완다로 가기로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교도소에 계속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달 초부터 에리트레아와 수단 출신 난민들에게 출국하지 않으면 구금될 것이라는 내용문의 안내문을 배포하고 있다.
지금까지 홀롯의 수용시설에 있는 망명 신청자 약 900명 가운데 100여명이 '추방 안내문'을 받았다.
지난 1월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에 체류 중인 아프리카 난민들이 4월 전까지 자진출국하지 않으면 무기한 감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아프리카 이주민의 유입이 이스라엘의 유대인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스라엘에 사는 에리트레아와 수단 등 아프리카인은 약 4만명이고 이들 중 5천명은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어린이다.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에서 추방될 아프리카인을 1만5천∼2만명으로 추산했다.
이스라엘의 추방정책에 항의하는 아프리카 망명신청자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그러나 이스라엘의 강제추방 정책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 조종사 3명은 아프리카인 추방 계획에 반대한다며 이번 계획에 동원될 비행기의 조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 본부를 둔 최대 규모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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