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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성추행 의혹' 오태석…연극단체들 '갈팡질팡' 눈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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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들 "반성문 또 쓰려니 난감할 것" 비꼬기도

뉴스1

연출가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 뉴스1 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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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연출가 오태석(78)이 대책회의를 열고 피해자를 접촉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한국연극협회·한국연극연출가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경과를 지켜보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오 연출가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예술대학교 총학생회가 빠르게 후속 대응을 하는 것과 비교해 '미온적 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오는 23일 예술위원 긴급회의를 열어 오태석이 연출한 연극 모래시계의 공연 중단 절차에 착수한다. 서울예대 학생들도 21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유명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오태석 교수에 대한 해임과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연극 관련 단체들은 이윤택 성폭력 사건에 이어 '연극계의 살아 있는 역사'로 불리는 연출가 오태석의 성추행 정황이 드러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는 사태를 주시하며 의견을 모으고 있으나, 현재 구체적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한국연극협회 관계자는 "참담한 심정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협회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는 오는 27일 이사회를 개최하나 성폭력 방지대책 등을 안건으로 올렸을 뿐 오태석 연출의 제명은 논의에서 제외했다. 한국연극협회처럼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한 다음에 행동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서울연극협회다.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오는 27일 이사회를 개최해 윤리강령 피해자 보호건까지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오태석 제명부터 최근 협회로 제보를 받아 물망에 오른 연극인들도 논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극계에선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이어 오태석 연출가도 성추행 논란에서 거론되자 각 협회들이 입장을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연극인 A씨는 "협회들이 이윤택 성폭력 사건이 터질 때 사과와 재발방지 노력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반성문 써놓고 며칠 지나지도 않은 상황이라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할 수도 없어서 난감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연극인 B씨는 "신중을 빙자한 협회들의 눈치 보기 태도는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얘기를 되풀이하지 말고 드러난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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