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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디자인라이프-전시를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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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대개 뮤지엄 안에 존재한다. 포스터나 홍보 관견 기사, 웹사이트 이외에 전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작품 이미지를 볼 기회는 없다. 디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미술관 내부와 미술관 밖을 연결하는 또 다른 작품을 설치,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행인들에게는 놀라운 선물을, 미술관 애호가들에게는 전시에 주목하게 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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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갤러리에 걸리거나 설치되는 작품들은 엄연히 미술품들이다. 하지만 뮤지엄 자체, 전시를 알리는 포스터, 홍보물 등은 전시의 목적과 특징을 극대화한 ‘디자인’이다. 한남동 디뮤지엄(D MUSEUM)이 미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연장선 개념으로 미술관 건물 외부와 내부의 뜻밖의 공간에 박여주, 양승진 작가의 작품을 추가로 공개했다. 두 작가의 작품은 빛과 컬러를 만났을 때 플라스틱의 예술적인 속성을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야외 설치 작품으로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은 물론 오가는 행인들에게도 아름다운 플라스틱의 판타지를 경험시켜주고 있다.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외부에서 처음으로 마주할 작품은 박여주 작가의 ‘개선문_인식의 문(The Triumphal Gate V_The Doors of Perception)’. 작가는 ‘여러 개의 문들이 연속적으로 나열된 형태의 이 작품을 관람객들이 통과하면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스쳐 보낸 삶의 많은 부분을 다시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영롱한 빛을 뿜으며 미술관 입구에 위치한 작품은 미술관을 들어서기 전 관람객이 온몸으로 직접 체험하면서 자신만의 판타지를 그려보고, 이어질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작품이자 한시적 미술관 디자인인 것이다. 더불어, 전시장 안에서 볼 수 있는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인피니트 브릿지(The infinite Bridge)’를 함께 감상하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미술관 건물 정면 외벽을 따라 펼쳐진 양승진 작가의 ‘블로잉 인스톨레이션(Blowing Installation)’은 실제 풍선을 불어 형태를 만든 후, 에폭시(epoxy)를 표면에 바르고 굳히는 작업을 반복해 단단한 물성을 가진 가구로 만들었다. 그리고 블로잉(Blowing) 시리즈의 초기 작품과 최근 조명 작업들을 디뮤지엄 외벽에 펼쳐진 형태로 배치, 다양한 컬러와 형태들이 모였을 때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더불어, 미술관이 위치한 리플레이스 내부 공용 공간에 설치된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블로잉 샹들리에(Blowing Chandelier)’는 외벽 설치작업과 마찬가지로 의자 형태의 개별 작품들을 모아 하나의 큰 샹들리에를 이룬다. 낮과 밤의 빛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가의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전시장 안에서의 작품과 또 다른 플라스틱의 예술성을 느끼게 할 것이다.

새롭게 공개된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전시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부터 이전에 본 전시를 관람했던 사람들까지 디뮤지엄에 다시 한 번 방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이로써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전시장 밖에서부터의 예술적 경험과 색다른 영감을 얻어갈 수 있다. 외부와 내부 곳곳에 설치된 작품들을 보는 관객들은 전시의 역동성과 확장성을 체감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은 모든 것을 디자인 중심으로 보는 생각에서 비롯된 ‘또 하나의 창작’으로 받아들여진다. 미술관 전시 디자인 개념의 작품으로 시작되는 전은 3월4일까지 이어진다.

[글 이한나(아트만텍스트씽크) 사진 디뮤지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17호 (18.02.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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