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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동남아 HR시장 선점 비결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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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업하면서 한국에 발을 안 들이는게 말이되나요? 반대로 동남아 지역 SME 사업을 하는데 출장이 많은건 당연하죠. 한달에 보통 3주는 외국에 있고 일주일 정도만 한국에 머무는 편입니다.” 한국에서 해외진출을 한 기업이 아니라 애초에 해외에서 시작한 기업이라 잘라 말한다. 다만 대표가 한국인이고 개발팀이 모두 한국에 있다는 게 여느 해외 기업과의 유일한 차이점이다. 한달 중 주말을 빼면 며칠 안 남은 일정에서 간신히 인터뷰 일정을 잡아 스윙비의 최서진 대표를 마루180에서 만났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한다. 사람을 잘 써야 모든일이 순조롭다는 뜻이다. 스윙비는 동남아 지역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무엇보다 세일즈가 중요한 사업인 만큼 현지에 적을 두고 움직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다.

제품 개발 경쟁력 때문에 개발팀만 한국에 있을 뿐 스윙비는 로컬 비즈니스를 지향한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개발팀 빌딩이 까다롭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사업은 현지에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글로벌 사업이란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지에서 하는 로컬 비즈니스가 맞죠.” 세일즈/마케팅 분야는 모두 현지 인원으로 구성했다. 대표와 개발자만 한국인인 회사다.

사실 처음 인터뷰를 위해 회사 서비스를 알아볼때는 동남아라는 곳의 대한 인식의 ‘현실 왜곡장'이 어느 정도 있었다. 사무직 화이트 칼라보다 생산직 블루 칼라가 훨씬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꽤나 달랐다. 동남아 지역의 인구는 6억 5,000만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분포가 높은 지역이다. 2조 5,000억원에 달하는 GDP. 그리고 평균 연령은 29세로 한국보다 무려 열살이나 젊은 지역이었다. 한마디로 스펙트럼이 광범위해서 단적으로 평가하기 여러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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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관련 시장에 대한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 일단 대체 가능한 분야가 많다. 이미 외주 비용을 낮추거나 비용을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보험 분야 역시 4대보험을 통해 통일된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

반면에 스윙비가 타깃으로 잡은 동남아 지역은 이런면에서 국내와는 상황이 다르다. 대체제가 없고 외주 서비스 비용이 국내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 국내의 경우 인당 5,000원~1만원 정도의 비용이 HR 관련 용역비로 책정되지만 동남아 현지에서는 낮인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인당 1만5,000원~3만원 가량을 청구해 비용 부담이 크다. 외주 비용이 높은 건 B2B 소프트웨어의 낙후를 주원인으로 꼽는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인사관리를 할때 대기업은 ERP같은 직원관리, 사내 자원관리를 이용하지만 중소기업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그동안 급여나 출퇴근 관리를 위한 툴로 엑셀이나 엑셀 스타일의 설치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앞서 설명했듯이 대체제가 풍부한 편이다. 지금도 수많은 중소기업이 외주 서비스를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대체제가 없고 외주 서비스 비용이 과도하게 책쟁돼 있다. 스윙비가 국내 시장 대신 처음부터 동남아 시장 공략을 염두하고 해외 진출을 통해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동남 아시아 지역의 중소기업(SME)는 중국, 인도와 더불어 세계 3대 시장이다. 미국 보다 규모로는 14배가 크다. 한국은 1백만개, 미국은 5백만개 정도로 추산하지만 동남아에는 무려 7천만개의 SME가 존재한다.

첫 진출은 말레이시아였다. 지난 2016년 10월 말레이시아 지역에 첫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2100개 고객사를 확보 중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고객 유입이나 성장 속도가 시장 규모에 비해 빠른 편이라고 한다. 올해는 인도네시아, 대만/홍콩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B2B에서 사업력과 개발력은 모두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현지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통채널을 확보가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스윙비의 경우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때는 점유율 75%의 텔레콤 말레이시아와 함께 했고, 싱가포르의 경우 현지 보험사와 함께 진출한 것도 주요 전략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영업전략은 한마디로 요약이 가능하다. 트로이 목마였다. 바이러스 같은 약간 네거티브한 느낌이지만 사실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 주류를 이루는 결제 방식인 ‘인앱 결제'와 비슷한 전략이다. 게임은 무료로 배포하되 게임 안에서 사용하는 아이템은 필요에 의해 사용자가 직접 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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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비의 서비스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는 데 먼저 HRIS(Human Resource Information System)라는 인사관리 소프트웨어는 기업에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이다. 고객 확보와 유료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핵심 포인트다. 근태, 휴가 정보를 관리하고 이를 통해 급여 계산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페이롤(Payroll)은 HRIS와 연동되는 소프트웨어인 만큼 유료지만 쓸 수 밖에 없다.

SME를 대상으로 하는 HR테크는 북미 지역에서도 이미 많은 유니콘을 창출해 냈다. Zenefits, Gusto, Namely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동일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여러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B2B 소프트웨어 분야는 연간 40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1 이 중에서 1/3은 ERP 시장, 그 다음은 CRM 시장이 이끌어 가는 중이다. 하지만 CRM 분야는 국가별로 이슈가 없어 전세계 직접 서비스가 가능한 반면 ERP는 국가별로 세금을 비롯한 다양한 장벽이 존재해 현지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1
Statista: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03428/total-enterprise-software-revenue-forecast/
로이터: https://www.reuters.com/brandfeatures/venture-capital/article?id=4981

그런데 최 대표는 “외국 유니콘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비스 구독 보다는 ‘보험’ 판매로 인한 수익 증대로 인해서"라고 말한다. 국내는 4대보험 때문에 회사에서 외부 보험을 선택하는 게 어렵지만 외국의 경우 직원 보험도 100% 민간 업자 주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해서다. 물론 이런 부분까지 통합해 관리하는 것도 HR분야에서는 골칫거리라고 한다. 급여 관리 서비스와 보험을 함께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한다.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보통 현지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은 마치 지점을 내듯이 옆나라에도 쉽게 회사를 낸다고. 따라서 출장이 잦은 편인데 출장 관리도 골치가 아픈 편이었다. 최 대표는 이 부분이 스윙비 사업을 시작하게 된 시발점이 됐다고 말한다. 휴가신청서를 인쇄하고 의사결정권자가 올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비효율성을 낮추기 위해 어디서나 결제가 가능한 엔스크린 전략을 채택하게 된 것.

인사관리 소프트웨어가 허브가 되고 급여 계산, 보험 서비스를 한 곳으로 묶어 통합인사관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트로이 목마' 전략은 현지에서 통했다. 현재 고객확보는 경쟁사 대비 5배 이상 빠른 편이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유료전환율을 높여 매출을 올리는 것. 현재는 20% 내외라고 한다.

스윙비에게 있어 올해는 다양한 유료화 전략을 통해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지 측정하는 중요한 해다. B2B 소프트웨어 특성상 한번 쓰기 시작하면 좀처럼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B2C 같은 드라마틱한 J커브는 없어도 낮은 고객 이탈율로 인해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한다는 매력이 있다. 요즘 시쳇말로 ‘출구없는 매력'이 B2B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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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기자 wasabi@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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