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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호마기도의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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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상담을 온 분에게 호마기도를 권한 적이 있었다. 그와 관련하여 쓴 글을 본 어느 지인이, 음력으로 정월 보름을 전후해서 하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홍수맥이와 호마기도가 비슷한 것 같다고 운을 뗀다. 보통은 일반적인 기도의식이 모두 재앙과 화를 제거하고 선신의 가호와 함께 복을 소망하는 것이니 모두 다 호마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 새 해가 시작하는 때에는 지난해의 묵은 재앙과 업장이 씻은 듯이 제거되기를 바란다. 기대하는 바의 소원과 복이 성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각별해지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 년 초의 입춘기도나 홍수막이와 같은 액풀이기도는 전통적으로 호마기도와 다름이 없다. 한 해 열두 달 동안의 무탈함을 빌며 온갖 마구니의 기운을 씻어내는 홍수맥이나 입춘대길이란 글을 써 붙이는 이런 모든 행위들은 일종의 호마의식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과학이 글로 발달하기 이전인 아주 옛 시절에는 자연의 현상 하나 하나를 모두 천지자연에 충만한 신령한 기운들의 작용으로 보면서 신의 이름을 붙였던 것이니 그 어떤 기도도 호마기도가 아닌 것이 어디 있으랴. 고대 그리스나 서양에서도 이와 비슷한 의식이 있었다. 신의 천국인 인도에서는 전통적으로 불의 화신 아그네신에게 공물을 올리며 한 해의 운수 대통을 기원하는 전통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짓날 하는 동지불공도 당연히 호마의식에 속한다. 호마(護摩) 의식이나 기도는 원래 인도의 전통적 기도 법으로 알려져 있으나 토속신앙을 배척하지 않았던 불교의 한 파인 밀교에서는 방편 불교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기도법을 수용하여 사람들을 위로하곤 했다. 물에 빠진 사람은 우선 구하고 보아야하는 것이기에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소원을 성취시켜 주는 방편으로 활용되었던 것이다. 태어나면 늙고 병들고 죽어갈 수밖에 없는, 기쁨보다는 고난이 더 많은 인생사 여정 속에서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호마기도는 그 가치를 폄하할 수 없다. 보통 호마의식은 한지나 얇은 나무판에 생년월일과 발원을 적어서 기도 의식을 하고 난 후에 불에 태워서 재를 날려 보내는 방법을 하기도 한다. 특히 삼재가 들어오는 해에 맞는 입춘에는 반드시 하게 되는 의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도의식을 미신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에 주는 힘인 것이다. 마음에 힘을 얻고자 하며 실제로 효험을 발휘한다. 사실 이 세상은 마음이 짓는 것 아니겠는가? 다만, 너무 지나치게 방편만 좋아하다 보면 나중에는 역효과가 날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난 본말이 훼손되게 된다. 내가 기도의식을 통해 어려움에서 벗어났듯, 나 역시 남에게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존재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것이 기도로부터 얻는 진정한 공덕과 의미가 될 것이다./김상회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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