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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끌라라의 라틴인사이트] 라틴아메리카가 남미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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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파나마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파나마의 위치는 몰라도 ‘파나마 운하’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파나마뿐만이 아니다. 중남미의 수많은 국가들이 그저 미국 아래 어딘가에 있는 한 나라로 인식된다. 그리고 그들 국가의 이미지는 단 하나의 상징적 대상으로 직결된다. 파나마-운하, 콜롬비아-커피, 아르헨티나-탱고, 멕시코-선인장, 브라질-범죄.

그곳 미국 아래 어딘가(?)에는 무려 20개국이 넘는 나라들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나라가 분포된 대륙을 일컬어 라틴 아메리카라는 명칭을 흔히 사용한다. 그러나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국토 면적의 200배에 달하는 광활한 미주 대륙은 지리적 또는 민족∙문화적 분류에 따라 나뉘고 그에 따른 명칭 또한 다양하다.

이 글은 “라틴아메리카가 남미 아냐?”라고 묻는 당신에게 아주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라틴아메리카는 남미가 아니다. 그러나 남미는 라틴아메리카가 될 수 있다.

<지리적 구분>

북미

알래스카 북극해부터 멕시코-과테말라 국경까지 이르는 삼각형의 대륙을 말한다. 북∙중∙남미 세 개 대륙 중 가장 큰 영토와 인구를 가진 지역이고 캐나다, 미국, 멕시코가 속해있다. 일반적으로 멕시코는 그 사회문화적 특성상 중미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구분이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의 회원국이 미국, 캐나다, 멕시코임을 떠올리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중미∙카리브해

멕시코-과테말라 국경 이하 콜롬비아 북서부의 ‘아뜨라또강(Río Atrato)’ 까지의 지역을 뜻한다. 이 지역에 속한 국가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벨리스 7개국이다. 중미에 대한 정보를 다룰 때 일반적으로 카리브 지역의 국가들을 함께 묶어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리학적으로 중미와는 명확히 구분되며 ‘카리브해 연안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카리브해에는 독립국과 자치령을 포함하여 25개의 섬나라가 있으며 잘 알려진 쿠바, 자메이카, 푸에르토리코 등이 이 곳에 위치한다.

남미

콜롬비아 최북단부터 태평양, 대서양을 경계로 하는 미주 대륙 끝까지이다.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파라과이, 페루, 수리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가 이에 속한다.

<민족 문화적 구분>

영어를 쓰는 아메리카 대륙의 타 국가와의 구분을 원하기 때문일까? 현재 사용되는 명칭인 라틴∙이베로∙히스패닉 아메리카는 모두 공식 사용 ‘언어’를 기준으로 한다. 지리적 구분으로 카리브해를 대륙과 분리했던 것과는 달리 민족 문화적 구분에서는 카리브해의 독립 국가들 또한 ‘아메리카’의 범주에 포함 시킨다.

라틴 아메리카

라틴아메리카는 미주 대륙을 민족 문화적 기준으로 분류 하는 중 가장 광범위한 개념이다. 라틴어(로망스어의 근원)에 뿌리를 둔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모든 국가를 뜻한다.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 모국어로 사용되는 로망스어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 3가지이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모든 국가에 브라질(포르투갈어), 프랑스령 가이아나(프랑스어)가 더해져 미주 대륙에서 가장 많은 나라들을 범주에 포함시키는 기준이다.

그 밖의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벨리즈, 가이아나(영어), 수리남(네덜란드어) 등 이다.

이베로 아메리카•히스패닉 아메리카

이베로 아메리카는 유럽 이베리아반도에 위치한 스페인과 포르투갈 두 나라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을 뜻한다. 즉 과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그 언어를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나라들이 해당된다. 히스패닉 아메리카는 이베리아 반도를 일컫는 라틴어로 현 ‘에스파냐(España)’의 어원이다. 즉,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만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들이 오로지 이에 해당된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포르투갈어를 쓰는 나라는 브라질이 유일하다.

매일경제

라틴아메리카 지도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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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대륙과 카리브해에 위치하지만 독립 국가가 아닌 자치령으로 존재하는 나라들에 대한 끊이지 ‘분류 논쟁’이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 정도면 됐다. 나침반과 종이 지도를 들고 여행할 목적이 아니라면 “운하를 소유한 파나마는 중미에 위치한다”라고 굵직 굵직 하게만 알아두면 충분한 상식이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으로서가 아닌 한 국가로서의 이해가 아닐까. 그곳의 땅과 바다에는 단지 북∙중∙남미로 불리기엔 섭섭한 각각의 사회 문화적 개성과 역사를 가진 35개의 독립국가가 위치한다는 것 또한 잊지는 말아야 한다.

[국선아(끌라라) 중남미 지역학 박사과정/스페인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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