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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윤택 성폭력' 세 번째 폭로...."실제 처벌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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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적인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가 19일 기자회견에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혐의만으로는 실제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성범죄는 2013년 6월 이전까지 친고죄(親告罪·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한 범죄)였는데, 현재까지 폭로된 그의 성폭력은 발생시점이 2000~2005년 사이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법 개정 이전에 발생한 성범죄는 처벌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2013년 6월 이후에 벌인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하다”며 “현재 폭로가 잇따르는 만큼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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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씨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김명진 기자


실제 이씨가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날에도 연극계 내 성폭력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이승비 극단 나비꿈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립극장 극장장이던 그 분(이윤택씨는 2005년 국립극장 예술감독을 맡음)이 공연 중인데도 불구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 했고, 그 이유인 즉슨 워낙 큰 대극장이기에 발성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거였다”고 했다.

이어 “당시는 폐쇄회로(CC)TV도 없고 그는 그곳에서도 왕 같은 교주 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다”며 “(이윤택이)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고 썼다.

그는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 몸은 굳어져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하여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 날 공연을 못하고 전 마녀사냥을 당했다. 최초로 국립극장 공연을 빵꾸 낸 이승비 배우라고…”라며 “당시 모든 사람들이 날 몰아세웠고 심지어 당시 제 남자친구가 그 공연에 코러스였는데 그 친구 역시 연희단 거리패였기에 모든 것을 묵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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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선 16일 오후 연극배우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0년 고교 졸업 뒤 (이윤택의) 극단에 들어갔으나, 회식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뒷좌석에서 유사 성행위를 강요당한 뒤 7년여간 추행 당했다”고 썼고, 지난 17일에도 또 다른 연극배우 B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열아홉 살, 스무 살이었던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벗은 몸 닦기, 차량 이동 시 추행 등 모두 동일한 수법으로 겪은 일”이라고 폭로했다.

지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윤택씨에게 당한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세 번째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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