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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사설] 평창올림픽, 지도층 인사들의 '갑질' 논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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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레이스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정치인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현장에서 불공정 행위나 갑질을 해 지탄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 17일 스켈레톤 종목에서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윤 선수의 어머니도 들어갈 수 없는 '통제구역'에 들어가 응원을 하다 구설수에 올랐다. 말썽이 되자 박 의원은 "본의 아니게 특혜로 비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젊은 층은 이에 분노했다.

또 있다.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은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정석에 앉았는데 자원봉사자가 자리를 옮겨달라고 하자 응하지 않고 오히려 막말을 했다가 "책임을 다하고자 했던 분들의 노고를 존중한다"고 사과했다. 애덤 팽길리 IOC 선수위원이 보안요원에게 폭언을 하자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이를 사과했다. 김상항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선수 폭행을 사과했다. 평창 올림픽을 욕되게 하는 갑질 시리즈다.

정치인들의 사과도 있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19일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메달권이 아니라는 식으로 발언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30일 하키 단일팀에 대해 "평화 올림픽을 위해 좋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다. 단일팀 구성과 메달에만 집중하다가 몇 년에 걸친 선수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 생긴 일들이다.

올림픽에 선수와 임원, 관람객 등 수만 명이 모인 것을 생각하면 이런저런 작은 구설이 불가피한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평창 올림픽에선 용납되지 않는다. 체육계의 고위 임원 혹은 정치인이라고 해서 금지구역에 들어가거나 특혜를 누릴 수는 없다. 윤성빈 선수의 어머니,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갑질이나 특혜 없이 규정대로 하는 게 바로 평화올림픽이다. 평창이 그런 올림픽이 돼야 한다.

우리는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는 날 유치원생 아이를 데리고 평창에 갔다 고생한 부모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보안 검색으로 경기장 입장이 지연되고 있는데 아이가 오줌이 마렵다고 발을 구르고 울어댔다. 너무 다급해 잠깐 안에 들어가 오줌만 누이고 나오겠다고 했는데도 제지를 받았다. 섭섭한 마음이었지만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이게 보통 사람들의 평창 방문이다. 지도층은 이를 보고 느끼는 게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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