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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이윤택 "성추행 사과, 성폭행은 아냐"…연극계 "진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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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성범죄 논란에 공개 사과

성폭행 의혹은 부인해 논란 증폭

연극계 "공개 사과도 2차 가해"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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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자신의 성범죄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다만 성추행에 대해서 인정했지만 성폭행 의혹은 부인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연극인들도 이윤택 연출의 사과에서 진심을 느낄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윤택 연출은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저에게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 제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면서 피해자와 연극계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지난 14일 10여 년 전 이윤택 연출로부터 성기 주변 안마 등을 통해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이윤택 연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논란이 커졌다.

그러나 이윤택 연출은 안마와 발성 연습을 빌미로 저지른 성추행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의혹은 부인했다. 이윤택 연출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는 있었지만 폭력적이거나 물리적인 강압을 통한 성폭행은 없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범죄를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이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제 잘못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윤택 연출은 “단원들도 수차례 나에게 항의를 하고 문제제기를 했고 나 역시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더러운 욕망을 억제해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윤택 연출의 사과에도 연극인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현장을 지켜본 연극배우 홍예원은 “피해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공개 사과를 하는 방식 자체가 2차 가해”라고 말했다. 설유진 극단 907 대표는 “성폭행이 아닌 합의 하의 성관계라는 주장은 본인의 권력과 영향력을 충분히 활용해온 수십 년의 세월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아직 이윤택 연출이 진심으로 뉘우친 것 같지 않다”며 “폭로한 후배들에게 위로와 경의를 표한다. 블랙리스트 이상으로 예술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연희단거리패도 해체를 결정했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지난 사흘간 단원들과의 논의 끝에 연희단거리패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며 “연희단거리패 해체와는 별개로 이번 문제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진상을 조사해 피해자에게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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