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
Q : 최근 한국 철수 의사를 밝힌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002년부터 9년간 한국GM에서 가져간 로열티가 2조원이 넘는다는 기사를 봤어요. 'GM'이란 브랜드를 쓴 대가로 돈을 가져간다는 건데요. 브랜드 사용료란 무엇이고, 얼마나 가져가는 게 적당한가요?
A :
고유 상표를 쓴 대가로 기업마다 다르지만 매출액의 0.1~2% 수준
틴틴 여러분도 최근 난데없이 우리 경제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한국GM 철수 소식을 접했을 거예요. 한국GM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미국 본사가 군산공장 철수를 결정했고, 창원과 부평공장 철수 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하지요. 이런 상황에서 GM 본사가 과거 브랜드 사용료로 한국GM으로부터 2조원이 넘는 돈을 가져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어요. 본사가 한국GM의 수익성이 낮다고 지적하면서도 도움을 주진 못할망정 지나치게 많은 브랜드 사용료를 빼간 게 아니냐는 것이지요. GM 본사는 한국GM으로부터 과연 브랜드 사용료를 얼마나 가져가는 게 옳았던 걸까요?
같은 콜라도 '코카콜라'에 손가게 마련, 브랜드 대가로 사용료 내
브랜드 사용료는 기업만 받는 건 아니에요. 농어민들이 출자한 협동조합이나 대학 등도 브랜드 사용료를 받아요. 농협중앙회는 농협은행이나 농협손해보험 등 계열사에 매출액의 0.3~2.5%를, 서울대학교는 교내 창업벤처기업에 매출액의 1% 이상을 브랜드 사용료로 받고 있어요. 기업이 아니어도 브랜드가 갖는 사회적 평판이 좋은 곳들은 기업보다 더 많은 사용료를 받기도 하는 것이지요.
해외, 계열사 매출액의 0.1~2.0%…국내는 0.007~0.75% 수준
[사진=각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적정한 브랜드 사용료 정답 없어…계열사 사업에 부담 줘선 곤란
한국GM이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미국 본사에 제공한 것을 두고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한경연 조사 결과에서도 해외 기업 중 호텔로 유명한 메리어트 그룹 정도가 5~6%의 브랜드 사용료를 걷어갈 뿐, 나머지 기업들은 브랜드 사용료를 대부분 매출액의 2% 이하에서 정하고 있어요. 브랜드 사용료가 너무 과하면 계열사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이는 결국 지주회사 입장에서도 손실로 돌아와요. 노부모가 자녀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많은 용돈을 타서 쓰다 보면, 자녀들이 재산 형성 기회를 놓쳐 가족 전체가 가난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과 비슷하지요.
아예 안 받아도 '탈세'로 봐…공정위, 공시 제도 마련
적정한 브랜드 사용료를 정해 받는 것은 그래서 중요한 일이에요. 공정위는 이 브랜드 사용료의 적정선을 주주와 투자자·노동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알아서 판단해보라는 의미로 지난달 30일 국내 대기업의 브랜드 사용료 상세 내용을 공개하도록 했어요. 국내 기업 입장에선 달가워하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해외 기업들보다 많이 받는 것도 아닌데 국내 기업만 감시를 강화하는 것은 불편하다는 것이지요. 어쨌든 기업의 브랜드 사용료가 앞으로 투명하게 공개되는 만큼 얼마를 받아야 적정한 지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갔으면 합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