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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People]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 | 진단키트로 불필요한 항암제 투여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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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1973년생/ 서울대 분자생물학과 석사/ 1999년 연세대 임상의학연구센터 연구원/ 2001년 아이리스컨설팅 이사/ 2005년 크럭스브이투자 대표/ 2008년 바이오트라이온 대표/ 2011년 젠큐릭스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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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방암 환자의 80%는 재발 가능성이 극히 낮아 항암제를 투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암전이를 우려해 수술을 받은 뒤 상당 기간 항암제를 투여하고 있죠. 유방암 예후 진단키트를 사용하면 항암제 투여가 불필요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어 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진단 시장에서 암 진단은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다. 항암제 신약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암이 불치병에서 관리의 영역으로 들어온 덕분이다. 암 진단뿐 아니라 암 수술 후 예후 진단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국내 바이오 기업이 개발에 성공한 유방암 예후 진단키트가 국내 최초로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분자진단 전문업체 젠큐릭스가 개발한 ‘진스웰(GenesWell) BCT’는 유방암 환자 가운데 항암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선별하는 유방암 예후 진단 제품이다.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45)가 암 진단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항암치료의 위험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유방암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심리적 우울증뿐 아니라 항암제의 부작용도 무시 못할 부분이죠. 실제 암환자 가운데 항암제 사용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능하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좋은데, 또 그냥 받지 않기에는 재발과 전이가 무서워서 안 받을 수도 없거든요. 유방암 예후 진단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인지 안 받아도 되는지를 예후 진단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에서는 이런 예후 진단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 보니 가격적인 부담 때문에 예후 진단을 이용하지 못하는 환자가 꽤 있었죠.”

현재 판매 중인 해외 제품은 진단 비용만 400만~500만원에 달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2~3주가 소요된다. 젠큐릭스 제품은 250만~30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결과도 1주일이면 확인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실손보험 혜택을 볼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30만~60만원 정도만 내면 부담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프로젝트인 폐암 항암제 동반 진단 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폐암 환자 중 표적항암제 처방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내는 기술이다.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항암제 처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나 부작용이 최소화된다는 의미죠. 암세포를 조직에서 물리적으로 떼어낼 필요 없이 혈중 암세포를 분리해 진단한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젠큐릭스는 유방암 예후 진단키트가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실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올해 최소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 상장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 폐암 항암제 동반 진단키트의 식약청 허가가 예상되는 올 하반기 기술성 평가를 거쳐 특례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암 진단 시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몇몇 미국 제약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동양인 유전자에 최적화된 진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략할 틈새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비용과 검사 기간 측면에서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6호 (2018.02.21~2018.02.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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