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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대통령인지 사업가인지' 트럼프家 인도 사랑에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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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부터 '백악관 선임고문' 장녀까지 잇딴 인도行 "부동산 사업에 대통령직 활용?" 의혹]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7년 6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모디 총리를 인도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낸 '위대한 총리'라며 극찬하며 양국 관계가 이렇게 끈끈했던 적이 없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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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인지 사업가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잇딴 '인도행'이 미국 내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미국의 친(親)인도 정책을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9일 인도를 방문한다"며 "대통령이 부여한 외교 임무가 아닌 부동산 사업차 가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그는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트럼프 가문의 전용기 '트럼프 포스원'을 이용할 예정이다.

NYT는 "트럼프 주니어가 미국 시민 중 한 명에 불과한 만큼 그의 인도 방문이 법적으로 제재받을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인도가 트럼프그룹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인 만큼 가문 구성원들의 잦은 인도행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고 NYT는 꼬집었다.

이같은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인도 방문을 놓고 더욱 커졌다. 지난해 11월 인도를 찾은 이방카는 백악관 선임고문이란 직책을 갖고 있지만 당시 방문 목적은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 사업이었다.

현재 트럼프그룹은 인도에서 4개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중 두 개의 트럼프 타워 가격이 개당 150만달러(약 16억450만원)를 호가한다고 한다.

트럼프그룹의 부동산은 다른 인도 내 건물들보다 30%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간스탠리나 싱가포르 투자펀드와 같이 인도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도에서 트럼프 이름을 건 부동산은 상당한 인기를 구가한다. 트럼프그룹 부동산 판매를 담당하는 라지브 반살은 "인도의 모든 사람들은 누가 미국 대통령인지 알고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건물에) 있다는 건 엄청난 상징이자 브랜드"라고 말했다.

힌두스탄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인도 집권당인 인도인민당 소속 마드하브 다스 나라파트도 "트럼프는 세계 최고의 나라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그의 브랜드는 높은 가치를 갖는다"며 "그가 누구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가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부동산의 인기는 재산에서도 드러난다. 대통령 재산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트럼프 일가가 인도에서 벌어들인 로열티 수익만 300만달러(약 32억820만원)에 이른다.

문제는 트럼프 일가의 사업이 미국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부다. 포드햄대학의 제피르 티치아웃 법학 교수는 "(인도를 찾은) 트럼프 주니어가 단지 '잘 좀 봐줘' 정도로 끝날지 의문"이라며 트럼프 가문이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 자국의 정책까지 손댈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와 관련된 외교적 선택을 하는 데 있어 미국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조지 부시 정권 당시 남아시아 정책을 담당했던 다니엘 마키도 "대통령 재임 기간 대통령의 아들이 대통령의 브랜드를 판매하는 건 기이한 일"이라며 트럼프 주니어의 인도 방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가 한 인터뷰에서 "인도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십년이 다 되는 시간을 보냈고 이제야 그 노력에 대한 대가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한 부분도 오해를 사고 있다고 NYT는 꼬집었다.

전 주미 인도 대사인 아룬 쿠마르 싱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바뀐 건 없다"면서 "오바마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양국 정상 간 관계의 돈독한 정도"라고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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