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컨소시엄이 지난해 10월 서울지하철 8호선 산성-수진 구간을 운행하는 지하철 내에서 테스트를 시연하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394Mbps의 통신속도를 확인한 장면. /사진제공=피앤피컨소시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소기업들이 똘똘 뭉쳐 대기업을 이긴 사건이죠. 가계통신비 인하에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조윤성 피앤피플러스 상무는 계약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12일 서울시와 지하철 통신서비스 수준향상사업 본계약을 한 피앤피컨소시엄의 주간사다. 계약이행보증증권 60억원과 지급이행보증금 60억원을 납부했다. 계약규모는 모두 1200억원이다. 500억원은 자기자본으로, 700억원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조달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모바일핫스폿네트워크(MHN)를 이용해 서울지하철 1~9호선에 2019년 말까지 초고속 무료 와이파이(무선인터넷)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2~23.6㎓(기가헤르츠)의 용도자유대역 주파수를 활용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통신사 LTE(롱텀에볼루션)보다 8배, LTE 와이파이보다 20배, 와이브로 대비 100배 빠른 속도의 와이파이를 제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기존 통신망보다 우수한 품질의 통신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지하철 역사 반경 1㎞까지도 무료이용 권역에 포함된다. 지하철에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기존 통신사들의 LTE 전용 요금제가 월 99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 시민들의 통신비 절감효과도 기대된다.
피앤피플러스를 비롯해 컨소시엄에 참여한 지엔텔, 신흥정보통신, 우민전기, 대아티아이, 코마스, 쏘우웨이브, 바루소프트 등 40여개사는 모두 중소기업이다. 피앤피컨소시엄과 수주경쟁을 벌인 한국메트로텔레콤컨소시엄은 GS네오텍, 아시아나IDT, 안랩 등 대기업 계열사가 대거 참여했음에도 고배를 마셨다.
주간사인 피앤피플러스는 ETRI의 MHN 상용화를 총괄하는 회사로 이번 입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엔텔과 신흥정보통신, 우민전기는 정보통신공사 전문업체들로 MHN 망구축을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신흥정보통신과 우민전기는 최근 몇 년간 철도장비 정보통신공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아티아이는 철도·종합관제업체로서 글로벌 1위 철도신호제어회사다. KTX 경부선 1단계, 2단계 구간을 모두 수용하는 고속철도 관제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대아티아이의 자회사 코마스인터렉티브가 MHN 광고 관련 사업을 수행할 전망이다.
쏘우웨이브는 1㎞ 이상 거리를 1Gbps의 속도로 전송하는 와이파이 중계기와 브리지를 개발한 회사다. 거리가 멀면 속도가 떨어지고 속도를 높이면 거리가 짧아지는 무선망의 특성을 극복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MHN 환경에서 AP(액세스포인트, 기지국 역할을 하는 무선기기)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전문개발업체 바루소프트는 초고속 공공와이파이 플랫폼, 앱 개발을 맡는다.
조 상무는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모여 서울 수도권 시민들에게 양질의 통신품질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빠르면 내년 6월까지 MHN 기반 통신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 중심의 통신서비스시장에 중소기업이 진출하는 의미도 있다”며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 중심 혁신성장을 국정과제로 삼는 문재인정부의 산업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