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 중기부 벤처혁신기반과 사무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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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주말마다 색소폰 동호회에서 무료 연주 봉사활동을 갑니다. 주로 재개발지역이나 요양원을 찾아가죠. 주말에 쉬거나 놀지도 않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저는 봉사가 노는 것보다 즐거운걸요.”
김대수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기반과 사무관(사진)은 매주 색소폰 연주 봉사활동을 떠난다. 2009년 시작한 연주 봉사가 벌써 10년째다.
색소폰 연주는 18년 전인 2000년 단순 취미로 시작했다. 제법 실력을 갖추자 그는 색소폰으로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때였다. 그는 소외받는 이웃을 위해 색소폰 연주 봉사활동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렇게 인터넷카페를 개설해 회원을 모았다.
시작은 재개발지역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봉사연주를 하는 일이었다. 동호인들과 주뼛거리며 첫 연주회를 열었다. 처음엔 시큰둥하던 독거노인들은 주말을 거듭할수록 어느새 삼삼오오 모여 연주회를 기다렸다. 폐지를 팔아 번 돈으로 아이스크림을 대접하는 할머니도 있었다. 김 사무관은 “할머니가 꼬깃꼬깃 모은 돈으로 사준 아이스크림은 그 어떤 프로 연주가도 받지 못하는 값진 선물”이라고 말했다.
외로움이 해소되자 독거노인들의 삶이 변했다. 노인들은 누군가가 자신들을 찾아온다는 사실만으로 활력을 되찾았다. TV를 보는 게 일과의 전부던 이들이 봉사단을 기다리며 다른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노인정이나 주민센터에 나가기 시작한 할머니도 있고 연주회에서 친해진 다른 노인들과 삼삼오오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그들에게 주거문제를 해결해준 것도, 금전을 지원한 것도 아니었지만 작은 연주회가 그들의 삶의 온도를 바꾼 것이다.
김 사무관은 중기부에서 국내 기업가정신 연구와 확산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들에 기업가정신을 전파하고 함양하는 일도 색소폰 연주 봉사활동과 닮은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연주봉사가 금전적 지원 없이도 노인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은 것처럼 기업가정신 함양이 생존의 근본적 힘을 키우게 한다는 것이다.
“창업인들은 때론 조급함을 이기지 못하고 창업 후 처음으로 찾아오는 데스밸리의 일시적 어려움을 실패라고 여기더군요. 이때 자본을 투입하면 쉽게 해결이 되겠지만 두 번째 데스밸리가 찾아오면 극복하기 힘듭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담대한 기업가정신이죠. 기업가정신만 함양해줘도 위기를 극복할 기업이 수두룩합니다.”
김 사무관은 “중기부 공무원으로서 앞으로도 중소기업에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더 많이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잘나가는 기업보다 소외되거나 어려운 기업에 더 관심이 간단다. 물론 색소폰 연주봉사도 계속된다. 그는 다음달엔 베트남으로 해외 연주봉사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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