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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중구 3월부터 아이 돌봄'언제든 친정엄마처럼'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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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1. 맞벌이를 하는 박소은(가명) 씨는 토요일 회사로부터 긴급 호출을 받았다. 남편은 토요일마다 출근하고 양가 부모님은 지방에 계신 탓에 초등학생 1학년인 딸을 볼 사람이 없었다. 고민하던 박 씨는 결국 사정을 말하고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상사는 알겠다고 했지만 월요일 받을 따가운 눈총에 벌써 걱정이 앞선다.

#2. 워킹맘 이경희(가명) 씨는 오후 2시쯤 어린이집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5살짜리 아들이 많이 아프니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마땅히 도와줄 이웃이나 가족이 없던 정 씨는 아이돌보미가 오는 5시까지만 어떻게든 맡아 달라고 했다. 어린이집에 양해를 구했지만 아픈 아들 걱정에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른다.

중구(구청장 최창식)가 우수한 아이돌보미를 2배 늘리고 지역내 5곳에 돌봄센터를 조성해 365일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 돌봄 서비스를 지원한다.

중구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구 온아이 돌봄사업'을 3월부터 전격 시행하기로 했다.

중구 여성가족과 관계자는“탄력적인 대응이 부족한 기존 돌봄 서비스 체계를 손질해 보다 많은 가정에 언제든 '친정엄마' 수준의 돌봄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며“결혼 포기와 출산율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인 육아부담을 어떻게든 덜어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돌봄 대상은 가계 소득과 관계없이 0세부터 초등학생 3학년까지다. 구는 현재 지역내 7900여명의 대상 아동 중 46%인 3600여명이 어린이집, 초등 돌봄교실 등 돌봄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서비스를 받고 있는 아동도 등·하교 시, 하교 후, 휴일 등 돌봄 사각시간대와 질병 등 돌발상황 시 맞춤 서비스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개선에 나선 것이다.

중구는 올해 안에 현재 85명인 아이돌보미를 170명까지 2배 확충한다. 이를 위해 전직 보육교사, 간호사 등 전문직 경력단절여성으로 인력풀을 만들고 밀도 있는 인성 검사와 교육으로 우수한 아이돌보미를 양성할 계획이다. 교육과정은 기본교육 80시간에 현장실습 10시간을 합쳐 90시간을 이수하도록 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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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자치구 최초로 양성교육 참가자에게 교통비를 지원하고 돌보미 모두에게 보육교사, 미술심리치료사 등 전문자격증 취득 기회를 준다. 여기에 월 60시간 이상 활동한 모든 돌보미에게도 활동비를 추가 지급하는 등 실질적인 보상과 함께 자긍심을 북돋워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이끌어 낼 생각이다.

구는 돌보미 확충을 토대로 등·하교 서비스, 숙제 지도, 학원 챙겨 보내기, 병원 동행 등 다양한 형태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부모의 출장, 아동의 질병 등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라도 우선 서비스를 제공한 뒤 사후 신청을 받아 처리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서비스 이용요금은 올해 정부단가인 시급 7800원을 기본으로 하되 부모와 돌보미간 협의에 따라 1만1700원까지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른 아침이나 야간, 영어 학습지도나 미술심리치료 등 특화된 돌봄, 급작스런 당일 2시간 이내 돌봄 수요 등 특수한 경우에는 서로 논의해 금액을 상향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 자치구 최초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맞벌이 부모 사이클대로

'중구형 온아이 돌봄센터'는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복지관이나 아파트 공용공간 등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만들 돌봄센터는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아이를 맡아준다.

맞벌이 부모 입장에서 돌봄이 절실히 필요한 시간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 역시 자치구로는 첫 시도다. 전문 인력이 등하교도 함께 하는 등 방과 후 시간으로 한정된 다른 구 돌봄센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서비스가 들어간다.

정원은 20명으로 소득과 무관하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이용자가 내야 하나 간식이나 저녁식사 등 실비수준으로 책정해 부담을 낮춘다. 운영은 4명이 도맡는데 돌봄사업을 일선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구는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최고의 인력으로 엄선할 방침이다.

중구는 4월경 1곳을 열어 시범 운영하면서 9월까지 2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2곳을 더 늘려 총 5곳의 돌봄센터를 운영한다. 돌봄수요가 많고 장기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지역에 마련할 예정이다.

중구는 이번 온아이 돌봄사업 추진으로 기존 아이돌보미 사업비 9억2000만원에 구 예산 1억2000만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친정엄마보다 더 따뜻한 돌보미 확충과 돌봄센터 조성을 바탕으로 언제나, 다함께, 제대로 아이를 돌봐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도울 것”이라며“돌보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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