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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한국GM 회계감리 받나…"의도적 부실·먹튀"vs"사실무근·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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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제네럴모터스(GM)가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을 위해 한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타진한 가운데, 조만간 한국GM에 대한 금융위원회 등 당국의 회계감리 가능성까지 고조되고 있다.

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본사 GM이 한국GM을 상대로 '고리대금' 장사를 해왔다거나, 부품·제품 거래 과정에서 한국GM이 손해를 보고 이익을 본사나 해외 GM 계열사에 몰아줬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국내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 매출 원가율 산정 방식 차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오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향후 구체적으로 한국GM 지원 여부나 방법 등을 결정하려면, 한국GM의 경영 투명성을 우선 확인해야만 지원의 명분과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한국GM의 회계장부를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 "GM, 한국GM에 고리대금"vs"오히려 이자비용 절약"

우선 지난해 정무위 국감 등에서 제기된 의혹은 한국GM이 본사 GM으로 지나치게 많은 이자를 물고 돈을 빌려왔다는 것이다.

한국GM이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글로벌GM(GM홀딩스)로부터 수년간 2조4천억원을 차입했는데, 이자율이 연 5%로 높아 해마다 1천억원이 넘는 과도한 이자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단 한국GM이 2016년까지 4년간 GM관계사로부터 다양한 대여금을 받고 재무제표상 4천620억원의 이자를 지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GM은 결과적으로 5%대 관계사 차입 이자율(고정 연 5.3%)이 산업은행 우선주에 대한 배당률(최고 연 7%)보다 낮기 때문에 합리적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GM이 주주인 GM 관계사들로 돈을 빌린 것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1조7천억원(약 15억달러)어치 우선주를 사들이는데(상환) 재원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2012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5년간 산업은행 우선주에 최대 연 7%의 현금배당을 지급해야 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자율 5.3% 차입으로 15억달러의 1.7%(7-5.3%)에 해당하는 이자비용을 절약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2014년 이후에도 재무상태 악화로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했지만,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권이 한국GM의 재무상태가 나쁘다며 자금 대여에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GM 관계사로부터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국GM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 "90%대 원가율, 본사에 차 싸게 판 것"vs"연구개발비 보수적 산정 때문"

한국GM의 매출 대비 원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2009년부터 90%대에 진입했고, 2015년 무려 97%, 2016년 94%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매출의 65%를 수출하는 한국GM이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본사에 차량을 판매, 지나치게 원가율이 높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상적 이윤을 남겨 장사를 했더라면 이익을 낼 수도 있었는데, '일부러' 적자를 냈다는 주장이다.

한국GM은 이에 대해 "연구개발비 등을 회계상 보수적으로 처리하느냐 등의 차이에 따른 것일 뿐, 매출원가율이 왜 다른 회사처럼 80%대가 아니라 90%대인지는 회사의 본질적 상태(펀더멘탈)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GM에 따르면 GM을 비롯한 대다수 글로벌 기업은 연구·개발비를 당해년도 '비용'으로 분류해 처리하고, 연구가 무르익어 성과가 거의 확실해졌을 때 비로소 이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한다.

한국GM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잡으면 영업이익이 늘어 주가에는 긍정적이지만, 나중에 이렇게 잡힌 연구·개발비가 한꺼번에 손실로 처리해야 될 위험이 존재한다"며 "따라서 한국GM은 국내 상장 자동차업체보다는 '보수적'으로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분류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매출원가율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예를 들어 연간 6천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국내 경쟁기업처럼 '자산' 처리하면 90%대가 넘는 매출원가율이 80% 중반까지 낮아진다는 게 한국GM의 주장이다.

아울러 한국GM은 본사 GM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내부 사업체 간 거래와 이전가격 등과 관련해 해당 국가들의 법과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전가격은 다국적기업에서 여러 나라에 흩어진 관계회사들이 서로 제품·서비스를 주고받을 때 적용하는 가격을 말한다.

◇ "본사 GM에 연간 수백억원 업무지원비"vs"다국적기업 일반적 운영방식"

본사 GM이 해마다 업무지원 명목으로 한국GM으로부터 수 백억원을 받는 것도 논란거리다.

그러나 한국GM은 본사가 글로벌 관계사들에 회계·세무·재무·내부감사·인사·정보통신·법무·제조·판매·마케팅·홍보 등 공통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경영업무를 지원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의 일반적 운영 형태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GM은 관계사에 글로벌 구매·물류·회계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이런 서비스는 개별 관계사 운영의 필수 요소인 데다 복수 계열사에 공통 서비스를 지원하면 관계사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게 GM측의 설명이다.

한국GM 관계자는 "2014년 7월 한국GM은 본사 GM과 글로벌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계약을 체결하기 앞서 비용과 비용 분담 비율의 적정성을 독립된 외부 기관을 통해 분석한 뒤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쉐보레 유럽'이 한국GM의 자회사라는 이유로 GM이 유럽 철수비용을 한국GM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GM측은 "쉐보레 유럽 사업 철수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이 결정으로 한국GM이 재고자산 평가 손실, 유럽 자회사 지분법 손실 등을 통해 막대한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유럽 철수에 따른 생산량 감소 영향 등으로 한국GM의 고정비 부담이 커졌는데, 이를 노사가 슬기롭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 한국GM 관련 쟁점 │        의혹내용        │      GM·한국GM 입장       │ ├─────────┼────────────┼──────────────┤ │GM, 한국GM에 고리 │ㆍ2013~2016년 GM 관계사 │ㆍ산업은행 우선주 배당률(최 │ │대금 장사         │에 4천620억원 이자 지급(│고 7%)보다 이자율 낮아 이자 │ │                  │이자율 5.3%)            │비용 절약                   │ │                  │                        │ㆍ국내 금융권 대출 거절     │ ├─────────┼────────────┼──────────────┤ │한국GM 높은 90%대 │ㆍ2015년 97%, 2016년 94%│ㆍ연구개발비를 국내 상장사와│ │매출원가율        │ 매출원가율, 국내 업체 8│ 달리 보수적으로 '비용'처리 │ │                  │0%대보다 높아           │하기 때문                   │ │                  │ㆍ 본사에 원가 수준으로 │ㆍ연구개발비 '자산' 처리했다│ │                  │싸게 차 넘겨            │면 매출원가율 80%대         │ ├─────────┼────────────┼──────────────┤ │본사 GM에 업무지원│ㆍGM에 연간 수백억원의  │ㆍ회계·물류·감사·마케팅·│ │비 지불           │업무지원비 지불, 이익 본│홍보 등 계열사 공통 서비스  │ │                  │사에 몰아주기           │지원 대가일 뿐              │ │                  │                        │ㆍ공통 서비스로 계열사 비용 │ │                  │                        │도 절감                     │ ├─────────┼────────────┼──────────────┤ │쉐보레 유럽 철수  │ㆍ한국GM 자회사 '쉐보레 │ㆍ유럽 철수는 지속가능성 고 │ │부담 한국GM에 전가│유럽' 철수로 재고자산 손│려한 불가피한 선택          │ │                  │실, 지분법 손실         │ㆍ한국GM 유럽 수출 감소에 따│ │                  │                        │른 비용 증가 문제 노사가 함 │ │                  │                        │께 해결해야                 │ └─────────┴────────────┴──────────────┘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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