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北 정상회담 제안에 외신들 한미동맹 균열 우려…WSJ "韓 진퇴양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 핵포기 없는 한 대북 대화 부정적…남북 모처럼 해빙 분위기 文정부 '딜레마' ]

머니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청와대) 2018.2.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한국을 진퇴양난에 빠뜨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으로 한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는 얘기다. 신문은 한국이 북한의 대화 제의를 수용하면 동맹국인 미국과의 불화를 도드라지게 할 수 있고 북한에 퇴짜를 놓으면 남북 간의 해빙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이날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사실을 주요 뉴스로 크게 다뤘다. 외신들은 이번 초청이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일촉즉발 상황이던 한반도의 긴장감을 완화할 수 있는 극적인 소식이라면서도 한미 동맹관계의 잠재적인 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초청으로 남북 간 데탕트(긴장완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무력 위협으로 지난 1년여간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희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을 남북관계의 급격한 해빙 조짐으로 봤다.

AP통신 역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공식 초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속도가 붙은 남북 간 외교 훈풍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한반도의 긴장완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극적인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영국 BBC방송은 방북이 성사되면 10여년 만의 첫 남북 정상회담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NYT는 다만 이번 데탕트 서곡이 한미 동맹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뚜렷한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대북 대화를 견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도 남북 정상회담이 한미 동맹에 쐐기를 박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압박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으로 선제타격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만큼 북한의 일방적인 대화 제의가 미국의 반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도 같은 이유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항에서는 미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반기지 않을 것으로 봤다.

BBC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올림픽에 대한 북한의 '매력공세'를 경계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초청도 반기기 어렵다는 얘기다. BBC는 특파원들의 말을 빌려 문 대통령이 이번 초청으로 입장이 어려워졌다며 그가 북한과의 대화를 공약했지만 이는 동맹국인 미국의 바람과 상반된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국에 전제조건을 달 공산도 크다고 봤다.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할 때처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AP는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끝나는 다음달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CNN방송은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매력공세를 펼치면서도 정작 외교부 차원의 움직임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은밀하게 올림픽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폭풍전야'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저녁 귀국길에 오를 때까지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WP는 북한의 선전에 대응하는 게 펜스 부통령의 방한 임무라고 지적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