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나치문신 남성, 차 몰며 흑인 난민에 총격
다음달 총선 앞두고 극우 정당 포함 우파연합이 선두
독일 반유대주의 기승 "지니가 병 밖으로 나왔다"
오스트리아·체코·헝가리·폴란드 동유럽에 반난민 물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극우 성향 조빅당을 지지하는 집회가 지난해말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
3일(현지시간) RAI 뉴스 등에 따르면 마체라타 도심에서 신나치 추종자인 루카 트라이니(28)가 2시간가량 곳곳을 돌며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에게 권총을 쐈다. 6명이 다쳤고 그중 한 명은 중상이다. 트라이니는 지난해 6월 시의원 선거에서 극우 동맹당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그는 당시 “유럽연합(EU) 출신이 아닌 시민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행중이던 흑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한 루카 트라이니가 3일 체포돼 있다. 이마 오른쪽에 신나치를 상징하는 문양이 박혀 있다. [AP=연합뉴스] |
하지만 다음 달 4일 총선을 앞두고 난민에 대한 반감은 높아지고 있다. 동맹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소녀 살해 용의자가 체포된 직후 “이 벌레가 이탈리아에서 무슨 짓을 하는 것인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동맹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국수주의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당(FDI)으로 구성된 우파연합이 현재 지지율 37% 안팎을 기록 중이다. 2014년 이래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난민 60만 명이 유입된 이탈리아에서 이 연합이 다수당을 차지하면 인종 혐오 논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반이민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당 행사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뵈른 회케(가운데)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수치스럽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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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슈스터 독일 유대중앙이사회 사무총장은 빌트지에 수십 년 동안 이어지던 금기가 허물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표현해선 안 된다고 여겨지던 말을 사람들이 갈수록 많이 쏟아낸다"고 우려했다. 칼럼니스트 옌스 투라우는 “AfD 소속 정치인 뵈른 회케가 베를린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대해 '수치스럽다'고 말하는 등 지난 수년 동안 국수주의와 극우 포퓰리즘이 세를 얻으면서 금기가 깨졌다"며 "지니는 이미 병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동유럽을 중심으로 극우 정치권이 속속 집권하면서 혐오의 파도는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극우 성향 자유당 소속으로 집권 연정에 참여해 부총리에 오른 크리스티안 슈트라헤와 제1당 국민당의 제바스티안 크루츠 총리에 반대하는 집회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렸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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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실시된 체코 대선 결선투표에선 밀로시 제만(73) 대통령이 재선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경쟁자인 과학자 출신 드라호시 후보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연계된 친이민 엘리트라고 공격했다. 제만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반난민, 반EU 성향의 긍정당(ANO)을 이끌고 승리한 뒤 소수정부를 구성했다가 최근 의회 불신임으로 사퇴한 바비스 전 총리에게 다시 내각 구성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 이바나 제마노바. [AP=뉴시스] |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이끄는 폴란드 집권당 법과정의당(PiS)은 난민 할당제를 거부한 데 이어 최근 법관을 대거 해임하고 정권 입맛에 맞는 이들을 앉히려는 목적으로 사법개혁 안을 통과시켰다. 폴란드 상원은 2차 대전 당시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한 뒤 설치한 강제수용소 등을 부를 때 ‘폴란드의’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나치 부역 부정법'을 통과시켰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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