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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홈쇼핑 업계로도 ‘미투’ 확산될까...성희롱·성추행 사건·의혹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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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첨/성폭력 관련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최근 모 검사의 '성추행' 고백으로 한국판 '미투(Me Too)' 캠페인(나도 당했다)이 불씨를 당긴 가운데 이 같은 움직임이 홈쇼핑 업계의 성폭력 고발로 번질지 관심이다.

그동안 홈쇼핑 업계에선 쇼호스트들의 방송 출연 권한을 쥐고 있는 고위 임원들, PD, MD(상품기획자) 등 일부 직원들의 성희롱, 성추행 의혹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문제가 드러나 징계를 당한 사례도 적지 않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약 2년전 홈쇼핑 A사의 경우 한 고위 임원은 성추행 의혹으로 퇴직하면서 성과급과 규정에 없는 교육비를 지급받은점이 국정감사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또 지난 2016년 B사에서 한 MD가 계약직 여직원에게 지나친 스킨십을 가지며 성적 수치심을 안겨주는 등의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지만 방송재승인심사를 앞두고 축소·은폐 처리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말과 올 초 홈쇼핑 C사에서는 방송 기술감독과 PD 등 여려명이 사내 성희롱 문제로 징계를 받고 자진 퇴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기술감독 두명은 여성 스텝들에게 노골적인 성적 언행을 일삼았고, 여성 쇼호스트들의 노출 부위를 클로즈업해서 자기들끼리 몰래 보며 즐기기도 했다.

PD들은 술자리에서 여성 동료의 허벅지를 만지고 뽀뽀하는 행동을 보여 문제가 됐다. 피해자들의 제보에 회사 측은 인사위를 열고 이들을 면직시키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고, 해당 처분에 이들은 자진 퇴사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도 철저히 병행했기에 피해자들도 더이상 문제삼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홈쇼핑 D사의 쇼호스트들과의 회식 술자리에서 고위 임원의 언행이 문제가 됐다. 신체 특정부위를 지목한 음담패설은 기본이고 무릎 위에 앉히거나 허벅지를 만지고 귀를 핧는 등의 신체접촉도 이어졌다. 이들 고위 임원들은 쇼호스트들의 출연 권한을 쥐고 있는 '갑'의 입장이기 때문에 거부할 수가 없는 분위기라 현장에선 다들 참을 수밖에 없었다.

가해자들은 설령 피해자들이 회사에 문제제기를 하려해도 사내 막강한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자신들을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의 수위는 상당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홈쇼핑 E사에도 있었다.

막강한 인사권을 지닌 한 고위 임원은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얼굴에 묻은 케이크를 입으로 핥게 했고, 여직원에게 다른 남자 직원 무릎 위에 앉게 명령했다.

한 홈쇼핑 쇼호스트는 "쇼호스트는 이미지를 먹고 사는 방송인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들이 익명으로 제보를 하려해도 결국엔 회사에서 색출을 할 것이고, 그럴 경우 동종업계로의 이직조차 불가한 상황이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현직 여검사의 용기있는 고백으로 업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여전히 만연된 성차별적 문화에 경종을 울리길 기대한다"면서 "밥벌이를 위해, 꿈을 위해 자괴감과 수치심을 감수해가며 일하는 여성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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