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00명 대상 지자체 첫 조사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서울 거주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지자체 최초로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를 온라인 조사했다.
데이트폭력은 결혼하지 않은 연인관계, 서로 호감이 있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성적·신체적 폭력 등을 말한다. 대검찰청 범죄분석에 따르면 2016년 연인관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으로 96명이 숨졌다. 시는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친밀한 관계에 가려져 있어서 여성의 관점에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자 실태조사를 기획했다.
시에 따르면 응답자 중 88.5%(1770명)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옷차림 간섭·휴대폰 점검 등 행동통제를 당했다는 응답이 81.6%(1631명)로 가장 많았다. 언어·정서·경제적 폭력(61.2%)과 성적폭력(54.8%), 신체적 폭력(39.2%)이 그 뒤를 이었다.
데이트폭력 피해자 1770명 중 22%가 위협과 공포심을, 24.5%는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절반 넘는 응답자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783명 중 23.2%는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경찰에 신고한 비율은 9.1%에 불과했다. 데이트폭력 피해자 42.6%는 상대방과 결혼했고, 이들 중 17.4%는 ‘데이트폭력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졌다’고 응답했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피해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하거나 혹은 피해가 심각해도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경찰이나 전문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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