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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화이트 프리미엄’은 없었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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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60회 그래미 어워드

브루노 마스 ‘7관왕’ 독식

힙합·라틴팝 열띤 경합에도

제이지·켄드릭 라마 본상 못받아

“힙합에 인색…보수성 확인” 평가

시상식에도 ‘미투’ 캠페인 바람

레이디 가가 ‘흰장미’로 지지 뜻



한겨레

가수 브루노 마스가 29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제60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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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환갑을 맞은 그래미 어워드의 주인공은 브루노 마스였다. 29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제60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브루노 마스는 ‘대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와 이 노래가 실린 앨범 <24케이 매직>(24K Magic)으로 주요 부문인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앨범상’을 싹쓸이했다. 이 상들은 신인상과 더불어 장르 구분 없이 시상하는 4대 본상에 속한다. 이 밖에도 그는 ‘베스트 아르앤비(R&B) 퍼포먼스’, ‘베스트 아르앤비 송’, ‘베스트 아르앤비 앨범’,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클래식 제외)도 수상해 총 7관왕에 올랐다.

올해 그래미 어워드는 그동안 강세였던 팝과 록을 제치고 힙합과 아르앤비, 라틴팝이 다수 후보에 올랐다. 인종차별 논란, 비영어권 음악과 가수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라는 비난을 줄곧 받아왔던 그래미였기에 흑인 힙합 아티스트들과 라틴계 아티스트들의 경합은 이례적인 관전 포인트가 됐다.

하지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그래미는 이번에도 힙합에 인색했다. 8개 부문에서 이름을 올려 최다부문 후보자가 된 래퍼 제이지는 무관에 그쳤고,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래퍼 켄드릭 라마는 ‘베스트 랩 퍼포먼스’ 등 5관왕이 됐지만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흑인음악 전문 비평가인 박준우 음악평론가는 “올해는 흑인 아티스트가 후보군에 워낙 많아 예전 같은 ‘화이트 프리미엄’을 얘기할 순 없지만 제이지가 상을 하나도 못 가져간 게 의외이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대하 음악평론가 역시 “지난해 켄드릭 라마의 앨범 <댐>(DAMN)이 대중적으로 성공하고, 비평가들의 연말 결산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도 본상을 하나도 받지 못하는 등 그래미가 힙합에 인색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예년과 달리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여배우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MeToo)와 ‘타임스업’(Time’s Up·이젠 끝났다)은 그래미 어워드까지 휘몰아쳤다. 레이디 가가, 마일리 사이러스 등은 타임스업에 연대와 지지를 표하는 흰 장미를 들고 레드카펫에 나타났다. 특히 전 음악 프로듀서의 성폭력을 고발했던 케샤는 신디 로퍼, 카밀라 카베요 등 여성 뮤지션들과 성폭력 피해의 아픔을 녹여낸 곡 ‘프레잉’(Praying)을 열창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케샤의 공연에 앞서 그를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던 가수 겸 배우 저넬 모네이의 연설도 화제가 됐다. 모네이는 업계에서 공공연히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비판하며 “우리를 침묵시키려는 사람들에게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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