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을 떠나 환자를 결박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해당 병원 간호사들은 “우리는 간호사”라며 “환자가 주사를 거부할 때 어떻게 해야겠느냐”고 행동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의 한 병원이 최근 이란 난민의 몸을 침대에 묶고 정맥주사를 맞힌 사실이 공개됐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환자는 사흘간 침대에 묶였으며, 주사를 맞고 나서는 결박에서 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함께 병원에 있던 또 다른 망명 신청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베루즈 부차니가 온라인에 당시 사진을 공개하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베루즈 부차니 트위터 캡처. |
2013년 7월, 인도양에 위치한 오스트레일리아령 크리스마스 섬(Christmas Island)에 억류된 남성은 호주로의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한 뒤 건강 상태 악화로 파푸아뉴기니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에 한 차례 호주에 갈 수 있었지만 다시 벽에 부딪히는 바람에 파푸아뉴기니로 돌아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부차니는 남성이 크리스마스 섬에서 파푸아뉴기니로 이송될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다만, 이들이 어째서 난민이 되었고 망명을 신청하게 되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병원 측은 당위성을 주장했다. 법원의 허가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 간호사는 “환자는 3주나 단식투쟁을 벌였다”며 “우리가 그를 어떻게 가만히 둘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호주로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성은 모든 치료를 거부했다. 호주에 있는 아내를 만나고 싶다며 망명을 간절히 원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는 파푸아뉴기니 병원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단식투쟁을 벌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환자 결박 사진이 떠돌면서 병원은 곤혹스러운 처지다.
국제구호단체 앰네스티의 한 관계자는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이상 환자를 강제로 침대에 묶는 건 인권을 짓밟는 행위”라며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우려를 파푸아뉴기니와 호주 정부는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