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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5월 민심 폭발설 퍼뜨려 ‘자기최면’ 거는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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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국 돌며 ‘정부 반감 증폭’ 주장…당 쇄신은 뒷전

요즘 자유한국당에서는 “오는 5월 전후로 민심이 폭발한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등 경제적 위기에 평창 올림픽 직후 북핵 문제의 본격 대두로 외교안보 위기가 겹치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증폭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보수개혁 등은 내팽개친 채 문재인 정부의 실책만 기대하는 미신과 같은 ‘부두(voodoo)’정치에 기대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지난주 당 신년인사회를 겸해 전국을 돌면서 “5월이 되면 민심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자영업자의 반발을 거론하며 “자영업자가 대한민국 700만이다. 거기에 자식 1명, 남편이나 부인 1명만 더해 곱하기 3하면 2100만명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 정권의 밑받침이라는 20~30대 애들이 등을 돌렸다. 전국적으로 300만명이 넘는다”며 “국민은 평양올림픽 쇼에 절대 속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에서도 이런 낙관론이 감지된다. 한 초선 의원도 “3~5월 사이에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크게 꺾일 것이라고 관측하는 사람들이 꽤 있지 않으냐”고 했고,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민심이 한번은 반드시 출렁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분위기는 다르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도는 9%로,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현 정부에 등을 돌렸다는 20대와 30대의 한국당 지지도는 각각 4%와 3%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한국당의 낙관론은 옹색한 현실을 외면한 자기최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개혁 작업을 지체시키는 효과도 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올 초 ‘신보수주의 선언’을 한 후 제2기 혁신위를 구성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 대신 “문재인 좌파독재”(홍 대표), “(단일팀 관련) 북한을 위해 IOC를 설득했다면 반역”(장제원 수석대변인) 등 색깔론만 난무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여론이 안 좋은데 ‘잘된다, 잘된다’고 이야기라도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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