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룸에서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2018.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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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올해 성장률은 2.9%에서 3%로 상향했다.
한은은 18일 오전 금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30일 6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종전 1.25%에서 0.25%포인트(p) 올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성장·물가흐름 지켜보자"..속도조절= 이번 금리동결은 시장 전망에 부합된다. 새해 첫 금통위 결정에 앞서 대다수 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30일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직전에 금리를 인상한만큼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판단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리인상 효과는 수개월간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경제환경이 긴박하게 돌아가지 않는 이상 2개월 연속 금리를 올리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일치였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금리동결의 이유로 꼽힌다. 물가상승률은 한은의 물가 목표치(2%)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 3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한은이 금리결정 과정에서 확인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한 물가) 1% 초·중대에 그친다. 이 총리는 금리동결 이유에 대해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것을 고려해 금리를 현수준으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금리인상 시기 관심=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 금통위로 쏠린다. 이 총재가 임기를 앞둔 마지막 금통위인 만큼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져서다. 전문가들은 2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으나 상반기중 금리인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 하반기께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관측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와 노무라, 옥스포드 애널리티카 등은 추가 인상 시점을 하반기로 본다. 대내외 수요 회복에 따른 견조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부담, 미약한 물가상승 압력 등으로 완만하고 점진적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등도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신임 총재 취임(4월)과 금통위원 교체(5월), 6월 지방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변수는 선진국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3~4차례 정도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인상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중앙은행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에서도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거둬들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홀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기 어렵다.
추가 금리인상 부분에 대해 이 총재는 "신중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며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교역여건,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주의깊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올 경제성장 3%로 상향.. 2년 연속 3%대=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수정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9%에서 3.0% 올려 잡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직전 1.8%에서 1.7%로 내렸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것은 지난해에 이어 세계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3.6%)보다 높은 3.7%로 예상했다. 글로벌 수요 증대와 교역 확대는 국내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올해도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아울러 민간소비 회복세도 성장률을 끌어올릴 요인으로 지목됐다. 양호한 소비심리가 지속되고 정부정책도 소비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이 내놓은 연간 민간소비 성장률은 지난해 2.5%, 올해 2.7%다. 다만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기저효과 등으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4.3%에서 올해 2.5%로 큰 폭 둔화되고, 건설투자는 지난해 7.2%에서 올해 -0.2%로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연간 1.7%를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엔 1.5%로 낮은 오름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1.8%로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와 민간소비, 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감안해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1.7%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권혜민 기자 aevin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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