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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날지 못한다고..." 김영준 원장이 노랫말로 전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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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취임 기자간담회
文대통령 기자회견 벤치마킹..가요 배경음악에 새 각오 비쳐
인적쇄신, 문책보다 제도개선..전문성 강화 조직개편에 방점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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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날지 못한다고 나는 생각마저 하지 말란 법 없죠. 이길 수 없다고 이길 생각마저 하지 말란 법 없죠."

17일 서울 콘텐츠코리아랩 기업지원센터에는 그룹 <뜨거운 감자>의 히트곡 '생각'이 흘러나왔다. 지난달 말 부임한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사진)이 기자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다. 김 원장은 평소 즐겨듣던 노래를 기자들에게도 선사했다. 누군가를 응원하는 노랫말은 한 사회가 개개인의 생각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숨은 뜻이 있다.

이 노래말고도 윤종신의 '오르막길', 이적의 '같이 걸을까' 같은 익숙한 대중가요가 이어졌다. 김 원장은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캠프에 몸담기 전 대중음악을 다루는 음반회사를 20년 가까이 이끌었다. 뜨거운 감자, 윤도현밴드 등이 소속된 회사다. 김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때도 시작하기 전 노래가 나왔는데 한번 따라해봤다"면서 "앞으로의 제 각오를 담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선곡은 그간 콘텐츠진흥원을 둘러싼 풍파와 오버랩되며 묘한 울림을 줬다. 콘텐츠진흥원은 지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지난 1년여간 원장 공백상태로 보내는 등 삐걱댔다. 김 원장이 취임하자마자 TF를 꾸려 조직개편ㆍ인적쇄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처럼 가라앉은 조직 내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문책하는 게 아니라 그러한 행위를 가능하게 한 제도적인 부분을 개선하고 인사제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콘텐츠진흥원 안팎에서 쇄신요구가 거센 만큼 신임 원장으로서 다양한 구상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첫손에 꼽은 점은 공정과 상생. 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맞닿아있다. 2012년에 이어 지난해 대선에서도 문재인캠프에 있으면서 SNS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김 원장은 공정ㆍ상생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는 "기존의 불합리한 관계를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서로 공존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는 등 특단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직개편 TF를 통해 논의한 내용은 문화체육관광부 등 주무부처와 논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께 대략적인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장르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게임ㆍ방송 등 핵심 장르지원부서는 본부급으로 격상하는 방향"이라며 "해외진출 전담부서 확대, 지역콘텐츠 전담조직 격상 외에 공정ㆍ상생, 일자리 창출 관련 조직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측근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힘 있는 원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선캠프 활동을 하면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면서 "어떤 압력이 있을지 쉽게 예상은 안 되지만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반회사 시절 같이 일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이번 원장 선임의 배경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가끔 만나긴하지만 본인의 일을 하느라 바빠 국정인사에 신경쓸 겨를이 없을 것"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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