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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위챗 아버지'가 얘기하는 위챗 운영 원칙...고객에 콘텐츠 선택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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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 가보니…오프라인 생활 끌어안기 가속 선언
애플 앱스토어 도전 미니 앱 출범 1주년 1.7억명 사용..전자상거래 95% 참여

조선비즈

2011년 위챗 개발의 주역인 장샤오룽 텐센트 부총재가 15일 광저우에서 위챗 운영 원칙을 소개하고 있다./광저우=오광진 특파원



아이폰 탄생 10주년인 지난해초 애플의 앱스토어에 도전장을 던진 텐센트 위챗의 미니 앱( (小程序⋅샤오청쉬) 성적표가 나왔다. 보통 앱과는 달리 별도로 내려 받을 필요가 없는 미니 앱은 1년새 100만여개 기업과 개인이 58만개를 개발 등록했고, 1억7000만명이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텐센트는 15일 광저우 바오리(保利)세계무역박람관에서 열린 ‘2018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에서 이같은 성적표를 공개했다. 미니 앱으로 개발된 미니 게임도 3억 1000만명이 이미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텐센트는 선전에서 창업했지만 위챗 사업본부는 광저우에 있다. 위챗 개발자 대회 성격의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는 올해로 4번째 열렸다.

미니 앱의 성장성은 최근 1년새 1억여명 늘어난 위챗 사용자가 뒷받침한다. 이날 공개된 위챗 월간 활성사용자(MAU)수는 9억 8000만명으로 2016년말 8억 8900만명에 비해 1억여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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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플랫폼 95% 미니 앱 활용

위챗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샤오룽(張小龍)텐센트 부총재는 이날 첫 기조연설에 앞서 ‘점프 점프(跳一跳)’라는 미니 게임을 직접 해보였다. 내려 받을 필요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미니 앱 형식의 게임으로 작년 12월 28일 공개됐다.

장 부총재는 이 게임의 하루 활성 사용자수가 1억여명에 달해 역사상 최대 사용자를 둔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니 앱이 미니 게임만을 위한 건 아니다면서도 미니 게임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프로젝트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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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텐센트 매출의 41%(작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 작년 3분기 게임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모바일 게임 매출은 84% 급증한 182억 위안에 달했다.

장 부총재는 “미니 앱을 내놓을 때의 당초 예상에 이미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95%가 미니 앱을 활용할만큼 자리잡고 있다는 자평이다. 그는 사용자들이 향후엔 QR코드 읽기를 통한 검색기능을 통해 미니 앱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챗 총설계사 장샤오룽 “사용자는 상전이 아닌 친구”

장 부총재는 위챗의 목표는 인터넷상에서 가장 좋은 공구가 되는 것이라며 위챗의 성공 포인트를 소개했다. 우선 좋은 제품은 스스로 말을 한다는 것이다. 위챗이 새로운 제품 발표회 같은 것을 열지 않는 이유다. “마케팅에 강하다는 평을 듣는 알리바바와 달리 텐센트는 실무적 일에 집중한다”(고영화 KIC 중국 고영화 센터장)는 진단과 맥이 통한다.

장 부총재는 또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을 위한 선택을 할 때 이익 극대화보다는 그런 선택이 옳은지 틀린지를 기준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와 개인을 존중하는 측면에서는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 더 뛰어나다면서도 이를 어떻게 해야 견지할 수 있을 지 늘 스스로를 일깨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사용자를 지나치게 존중해 부르기 보다는 친구처럼 부른다며 (상하가 아닌)평등 관계를 서비스 약관에도 넣었다고 말했다.

장 부총재는 사용자의 대화기록을 볼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위챗 사용자에 대한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해명인 셈이다. 대화 기록을 클라우드에서 함께 동보화시켜서 스마트폰을 바꿔도 대화기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지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기록을 남기지 않도록 처음부터 설계했다는 것이다.

장 부총재는 많은 사람들이 위챗은 집중화를 하는 가장 큰 앱이라고 얘기하지만 탈(脫)집중화하는 플랫폼을 일관되게 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위챗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일 뿐이지 실제론 각기 다른 회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치있는 서비스 스스로 사용자에게 발견되도록 할 뿐 새로운 사용자에게 특정 공공계정을 추천하는 일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의 권리를 사용자에게 넘기는 게 탈집중화의 핵심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플과 콘텐츠 서비스 수익 분쟁 일단락

장 부총재는 지난해 우수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수익 분배를 놓고 벌인 애플과의 분쟁이 원만히 해결됐다는 사실도 공개하고 공공계정 자체보다는 이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개인에게 직접 수익을 주는 식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지난해 아이폰의 iOS 버전 위챗에서 ‘칭찬하기(赞赏)’ 기능을 일시 중단했었다. 2015년 도입된 칭찬하기 기능은 위챗 공공계정이 생산한 뉴스, 동영상, 소설 등 콘텐츠에 일종의 후원금을 주는 것을 일컫는다.

문제는 ‘칭찬하기’가 애플 인앱구매(IAP)가 아닌 위챗페이로 결제되기 때문에 애플 측에선 수수료를 가져갈 수 없게 된다는 데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 플랫폼 내에서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는 인앱구매 정책을 고수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앱 개발자로부터 30%의 수수료를 챙겨왔다.

애플이 ‘칭찬하기’에 인앱구매 정책을 적용할 것이라는 방침에 반발한 텐센트는 아예 아이폰 사용자들에 한해 칭찬하기 기능을 일시 폐쇄하는 강수를 뒀었다.

장 부총재는 특히 위챗 공공계정에서 콘텐츠를 발표할 때 현재는 PC에서만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을 스마트폰에서 직접 올릴 수 있도록 관련 앱을 곧 대외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도한 온라인 쏠림이 성공의 밑거름이지만 이젠 오프라인 끌어안기

장 부총재는 모바일 인터넷시대의 발전이 더욱 빨라진 이유로 중국적 상황을 꼽았다. 인구가 밀집돼 있고, 대도시화 환경에서 각자가 모두 정신없이 더 높은 효율을 추구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여가시간까지 모두 휴대폰에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엔 사람들이 생활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데 인터넷의 도움을 받기를 원하면서 최근 수년간 공유경제나 스마트 유통 같은 발전이 이뤄졌지만 이는 온라인 라이프라는 일방적인 방향으로 우리의 생활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장 부총재는 온라인 생활에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심지어 멋진 풍광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서도 휴대폰만 들여다보면서 갈수록 모든 시간이 휴대폰에 통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부총재는 새해 오프라인의 멋진 생활을 탐색하는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챗페이 한국 내 중국인만 겨냥...카카오 페이에 걱정 안해

이날 오후 인터뷰 섹션에서 인제(殷潔) 위챗페이 해외운영 총감은 “위챗 페이가 이미 20여개국에 진출했다”며 “한국은 현지 상인들의 위챗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일찍 진출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확장세가 아주 좋다고 평가하고 위챗은 단지 중국인 관광객만을 겨냥하기 때문에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카카오 페이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텐센트는 카카오뱅크의 주주이면서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카카오의 2대 주주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의 계열사들이다.

상점들이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일본에 지난해 진출한 위챗페이의 성적에 대해서도 비교적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외국인 사용자들도 위챗페이를 쓰게되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홍콩에서만 현지인을 대상으로 위챗 페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위챗이 애초부터 소셜 앱이었다며 위챗을 사용하지 않는 현지인들에게 위챗페이를 쓰라고 요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지인을 상대로 한 위챗페이 서비스는 현지 국가의 규정도 들여다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올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도 위챗페이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인제 총감은 또 해외에도 위챗 미니 앱을 보급하기 위해 현지 상인들과 협력하는 파트너들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광저우=오광진 특파원(xiexi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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