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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영국 노동당 대표 "미국과 관계가 가장 중요한 관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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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빈 "영미 특수관계인지 확실치 않아"

"트럼프에 대한 최대 실망은 유엔·유네스코 지지 안한 것"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미국과 특수관계를 강조해온 영국에서 제1 야당 대표가 미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관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강성좌파인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14일(현지시간) ITV 프로그램에 출연, 미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많은 중요한 관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과 관계는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의미 있고 중요한 게 분명하다. 또 EU는 물론 인도, 중국, 그리고 세계 다른 지역들과의 교역 관계들 역시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유엔 같은 국제기구들과 관계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예정된 런던 실무방문을 취소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트위터에 "내가 런던 방문을 취소한 이유는 런던에서 최고 위치에 있는 최상의 대사관을 껌값에 팔아치우고 12억 달러(약 1조3천억원)를 주고 후진 곳에 새 대사관을 지은 오바마의 팬이 아닌 데 있다"고 적고 "나쁜 거래다. 나더러 (개관식 축하) 리본을 끊으라고 하다니 어림도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련의 사소한 일들이 있은 후 "개인적 이유로" 실무방문 약속을 저버렸다고 영국 관리들이 말한 것으로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코빈 대표는 "여성, 소수민족, 다른 종교들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적 발언들은 차치하고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최대 실망은 유엔이나 유네스코 같은 국제기구들을 지지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미·영이 특수관계라고 믿느냐는 말에 "특수관계를 정의하는 데 성공한 누구라도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특수관계라는 인식에 공감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어 "내가 특수관계에 대해 계속 물어왔는데 만일 특수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명시한다면 그것은(미영 관계는) 특수관계가 아닐 것이라는 얘기를 한 전직 총리에게서 들은 적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코빈 英 노동당 대표, UN 유럽본부서 연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동당 의원들, 시민운동가, 노동단체 등은 '스톱 트럼프'(Stop Trump) 연대를 결성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때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공언해왔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취소는 노동당의 반(反) 트럼프 시위 협박 때문이라는 취지로 노동당을 공격했다.

존슨 장관은 트위터에 노동당 소속 사디크 칸 런던시장과 코빈 대표를 향해 "미국은 영국의 최대 투자국이다. 하지만 칸과 코빈은 이 중대한 관계를 위험에 빠트리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영국 총리실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실무방문은 취소됐지만 작년 1월 이뤄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문 요청과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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