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아직도 지키지 못할 방학계획표 만드나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경안고 선생님의 고교플래닝】

한겨레

※ 표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8년 무술년이 시작된 지 벌써 3주째가 되어갑니다. 새해 아침 다짐을 얼마나 지켜가고 계십니까? 개인적으로 올해는 교직생활 하프타임을 갖고 교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계획도 생각만 하고 적지 않으면 한낱 망상에 그칠 확률이 높죠. 연구에 따르면 계획을 적었을 때 실천할 확률이 훨씬 높아지고, 나중에 실천한 것에 대해 피드백도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계획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평가해보는 작업이죠. 자신의 삶을 몇 개 영역으로 나눠 잘한 점과 부족한 점들을 따져보면 좋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 계획이라고 하면 방학생활 계획표를 떠올리게 됩니다. 동그라미 안에 시간대별로 나눠 그 안에 해야 할 일들을 빼곡히 적어놓은 것 말입니다. 이런 스케줄링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줄 수 있지만 계획을 실행하게 해주진 못합니다. 그 일을 하는 목표와 전략이 없기 때문에 상황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가운데 누구도 방학계획표대로 살아보지 못했다는 것이 이런 스케줄링의 한계를 말해줍니다.

제대로 된 계획(Planning)은 ‘목표설정’과 ‘전략수립’이라는 단계가 필수입니다. 목표설정을 할 때는 ‘왜?’라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보고 시작하는 게 첫 단추죠. 해마다 하던 일이니까 올해도 하는 게 아니라, 그 일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일에 대한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일을 많이 해치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두 가지라도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목표설정은 시간 단위별로 장기, 중기, 단기 목표로 나눠보는 게 좋습니다. 연간계획보다 더 장기적인 목표들은 ‘꿈 리스트 작성하기’나 ‘사명선언서 작성하기’로 정리해보세요. 이렇게 큰 그림을 그려보며 올 한 해 학생 본인의 위치를 올바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목표설정 단계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했다면 다음은 그 일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전략수립 단계입니다.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 정하기’를 통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해야 하는 일 가운데 ‘중요하지는 않지만 긴급한 일들’이 내가 쓰는 대부분 시간을 차지한다면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당장 긴급한 일들은 아니지만 중요한 일들’(자기계발, 건강, 인간관계)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겁니다.

표로 소개한 사례는 지난해 이맘때 경안고 2학년 이시은 학생이 쓴 1년 계획표입니다. 맨 위 목표설정 칸에는 1년 지난 후 공부 모습(학업)과 공부 외 모습(학업 외 영역)이라는 목표를 적었습니다. 전략수립 칸을 보면 학업 영역에서 과목별 달성 목표, 실천내용, 시간계획을 세우고, 학업 외 영역(독서, 습관, 인성 등)에서 구체적인 계획들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 학생은 이렇게 계획을 세워 한 해 열심히 실천한 결과 학업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여러분도 더 늦기 전에 머릿속에만 있던 계획들을 구체화해서 목표한 일들을 모두 이루기 바랍니다.

최원(안산 경안고 교사)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