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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목숨 걸고 진압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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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압수수색에 충북소방 침통

개청 이래 첫 수모… "죄인이 무슨 할 말"

[제천=충청일보 박장규기자]소방당국이 제천 화재참사 대응과정에 대해 경찰로부터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을 당하자 당혹감과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충북소방본부와 소방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 등 3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충북소방본부가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1992년 4월 본부 설치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고, 제천소방서도 1979년 개청 이래 39년 만에 처음 겪는 수모다. 소방종합상황실은 지난 2016년 5월 소방공무원이 사설 구급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사망자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적이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과 동시에 충북도청 본관 3층 상설 감사장에 감사실을 차리고, 소방본부 측에 요청해 필요한 자료를 받고 있다. 참사 이후 큰 충격에 빠졌던 소방 공무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수사관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인명 피해를 초래한 죄인들이 무슨 할 얘기가 있겠느냐"며 자리를 급히 피했다. 현장에서 진화와 구조를 맡았던 제천소방서 직원들도 첫 압수수색에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경찰은 이날 제천소방서 서장실과 소방행정과, 대응구조과, 예방안전과 등을 돌며 컴퓨터와 서류를 챙겼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전격적으로 이뤄진 압수 수색이 너무나 당혹스럽고 힘들다. 현장에서 목숨 걸고 화재를 진압했던 직원들이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제천 화재 이후 현장 출동할 때마다 대원들이 불안해하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자괴감이 든다며 그만둬야겠다고 말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박장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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