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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기고]외주제작 환경 개선, 콘텐츠 강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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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콘텐츠 제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1991년 외주제작 의무비율제도를 도입한 이래 외주제작사 개수는 1991년 44개에서 2015년 532개로 크게 증가하였다. 얼마 전 대히트를 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비롯하여 <겨울연가> <대장금> 등 한류 열풍을 일으킨 대표적인 작품들도 방송사가 직접 제작한 것이 아니라 독립제작사가 제작했다.

경향신문

과거에는 방송사가 거의 유일한 플랫폼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였고 외주제작에 대한 인식은 비용절감 수단에 불과하였다. 이에 따라 방송사는 외주사에 빠듯한 제작비를 지급하고, 제작물에 대해서도 외주사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제작시간도 턱없이 부족해 철야와 휴일근무가 당연시되었고, 이러한 관행은 최근 드라마 <화유기> 스태프 사고에서도 알 수 있듯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그러나, 외주제작사를 비용절감 수단이 아닌, 창의성을 발휘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독립’ 제작사로, 그리고 콘텐츠 제작산업 발전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전통적인 방송매체인 TV를 대신하여 인터넷, OTT, IPTV, 케이블TV 등 방송을 접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졌다. 이렇게 매체가 다양해진 시대에서 콘텐츠가 시장지배력의 원천이 되고 있기에, 콘텐츠 제작산업의 발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편, 방송 콘텐츠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장르별 융합도 심화되어 보도와 오락, 교양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렇게 복잡다양해지고 있는 콘텐츠를 생성해내려면 방송사 자체적인 힘만으로는 어렵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진 독립제작사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콘텐츠 파워 증가는 스타연기자, 스타작가, 스타PD들을 배출하고 있으며, 이들이 방송사나 제작사보다 더 큰 협상력을 갖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양질의 콘텐츠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연기자나 창작자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제작환경을 조성해주는 제작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제작비는 상승하는데 광고매출은 하락하는 등 갈수록 악화되는 제작환경하에서 독립제작사와 공동개발, 공동제작을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동영상 콘텐츠 시장은 OTT 최강자로 떠오른 넷플릭스를 필두로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도 뛰어들어 새로운 시장 개척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마블, 픽사 등 쟁쟁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디즈니는 폭스사 인수를 통해 훌루(Hulu)라는 미국 2위의 OTT 플랫폼을 확보하여 시장 선두주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방송사와 독립제작사, 독립PD 3자 간의 상생이 필수적이다.

이들 3자 간의 상생환경 조성을 위해 방통위, 문체부, 노동부, 과기정통부, 공정위 5개 부처는 지난해 12월 방송사와 독립제작사 간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공동발표했다. 대책에 따라, 올해부터 외주제작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개선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플랫폼·제작사-제작자 간 상생 생태계가 조성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되어 우리나라 방송 콘텐츠가 방송한류로서 전 세계로 계속해서 뻗어나가길 희망한다.

<이효성 |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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