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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세상 밖으로’ 나온 양정철 “文대통령 성공할수록 국민 눈 높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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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은둔 접고 외출…15일 ‘세상을 바꾸는 언어’ 출간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수단은 말과 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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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내 인생과 생각과 글의 전환을 가져왔다. 더욱 너그러워지고 더욱 부드러워지고 더욱 유연해지려고 애썼다. 무엇보다 두루 포용하고 함께 가려고 노력했다.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그 생각이 더 강해졌다. 집권을 위해선 우리가 확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9대 대선 승리 이후 이른바 친문패권주의 불식을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세상 밖으로’ 잠시 외출했다.

양 전 비서관은 15일 언어와 민주주의를 화두로 ‘세상을 바꾸는 언어(도서출판 메디치미디어)’라는 책을 출간했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양비’로 부르는 최측근 복심이다. 대선 이후 비선실세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근까지 뉴질랜드, 미국, 일본 등 해외에 체류해왔다. 아울러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도 선거 출마나 국내 정치 복귀에는 손사래를 쳐왔다.

책은 소통의 수단으로서 우리 언어 안에 담긴 문명성과 양식, 이성의 현주소를 평등·배려·공존·독립·존중 등 5가지 키워드로 짚어본다. 배려, 존중, 공존, 평등 같은 민주주의적 가치가 바로서려면 배려의 언어, 존중의 언어, 공존의 언어, 평등의 언어를 쓰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 전 비서관은 고성방가 수준의 ‘고래고래 연설’ 행태에 대해 꼬집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도전했을 당시 기존 유세 방식을 버리고 토크 콘서트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유권자들과 공감도를 높인 경험을 소개했다. 결과적으로 소리를 높이지 않고 차분하고 낮게 말하면서도 국민과의 소통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낮고 조용한 소리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우리의 촛불 문화도 언어 민주화 관점에서 분석했다. 촛불시위의 위대함은 유례없는 ‘평화’, ‘질서’ 등에서도 발현됐지만 ‘침묵의 힘’을 새로운 시위 문화의 본보기로 세계에 널리 알렸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다는 것이다.

양 전 비서관은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는 정권교체로 아무 여한이 없다. 마음을 비운 탓도 있겠거니와 더 이루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이 없어졌다”며 “모든 집착을 내려놓으니 조로(早老)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도 좋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모든 게 부질없다고 느꼈던 시절을 생각하면, 가외인생을 선물로 받은 것만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진보진영은 세 번 집권했다. 세 번 모두 돈이나 권력이나 물리력이 아니라 가치와 지향을 부여잡고 국민 선택을 받았다”며 “가치와 지향을 국민과 공감하는 일은 결국 말과 글로 발현한다. 이제 나는 권력의 힘, 돈의 힘보다 언어의 힘이 강한 사회를 꿈꾼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특히 “언어의 힘이야말로 민주주의 저력이다. 전제주의로 상징되는 권력의 힘, 신자유주의로 상징되는 돈의 힘으로 국민 마음을 얻는 시대는 끝났다”며 “다음 대선에서도 국민들은 소통을 기반으로 한 언어능력과 공감 능력을 지도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이 성공할수록 국민들 눈은 높아지고 입맛은 까다로워질 것이다. 정치 발전을 위한 아주 바람직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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