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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하나금융, 차기회장 후보군 면접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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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일정중단 권고 불구/‘논란’ 김정태 현회장도 포함/ 최종구 “잘못된 우월의식 고쳐야”

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가 금융당국의 일정중단 권고를 무릅쓰고 15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후보군 면접을 강행했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 심층면접에 돌입했다. 지난 12일 금융당국이 아이카이스트를 둘러싼 하나금융·하나은행의 의혹, 채용비리 조사 등이 규명될 때까지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지 사흘 만이다. 회추위는 16일까지 면접을 진행해 3∼4명의 최종후보군을 추려낸 후 오는 22일 차기 회장 단독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면접 대상자에는 논란이 된 김정태 현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이 포함됐다. 이날 오후 인터뷰에 참여한 김 회장은 직원들을 대동해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한 채 면접 장소를 빠져나갔다.

이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일정 중단) 권고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회추위가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금융은 특별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언제나 옳고, 어떠한 경우도 간섭받아선 안 된다’는 잘못된 우월의식에 젖어 있는 분이 있다면, 빨리 생각을 고치시기 바란다”고 말해 하나금융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회추위 일정을 조정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하나금융 측에 전달했다.

정부의 하나금융 회추위 면접 개입과 관련해선 관치란 비판이 나온다. 이날 세계일보가 하나금융이 설립된 2005년 이후부터 현재(연말 기준)까지 사외이사 추이를 분석한 결과 출범 당시 7명 중 1명(14.3%)이었던 관료·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는 2012년 8명 중 3명(37.5%)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20%) △KB금융지주(22.2%) △우리금융지주(현 우리은행·28.6%) △NH농협금융지주(25%) △한국씨티금융지주(현 한국씨티은행·20%)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나금융이 출범한 2005년부터 2012년 3월까지 회장을 지낸 김승유 전 회장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대학 61학번 동기로, 이 전 대통령 시절 ‘금융권 4대천왕’으로 불렸다. 김 전 회장은 2007년 3월 이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을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과)는 “금융회사의 독립성은 경영진뿐 아니라 정부로부터도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이번 지배구조 개선 조치는)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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