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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자율주행차, 미래 무기화 우려.. 업계- 당국 보안문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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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 바이두 COO 주장


세계 각국의 정보기술(IT), 자동차 기업들이 잇따라 자율주행차 계획을 내놓는 가운데 너무 들뜨기에는 이르다는 회의론이 업계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아직 기술과 제도가 턱없이 미흡한 상황인데다 정작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사용할 지 알수 없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기술이 나쁜 의도로 쓰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의 치루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인용해 자율주행차가 미래에 무기로 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운전자가 차에 운전대를 내어주는 순간, 누군가가 대신 차를 조종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당국, 보안문제 주목해야

치 COO는 지난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에 참석해 자율주행차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안문제는 특정 정부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 본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어의 정의측면에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물체라는 것은 '무기'"라고 주장했다. 치 COO는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관계 당국들이 도로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들을 어떻게 규제할 지 고심하고 있다며 이를 만드는 제조사들은 앞으로 판매지역마다 제각각인 교통규제를 감당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벽"을 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자동차가 무기처럼 쓰인 경우는 이미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2016년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지난해 3월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자동차 돌진 테러 모두 평범한 자동차가 흉기로 돌변했다. 치 COO는 "자율주행차를 안전하게 만드는 과정은 내가 보기에 여행과 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두는 현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아폴로'에 투자하고 있고 인텔과 엔비디아같은 IT업체뿐만 아니라 포드, 다임러, 장화이자동차(JAC), 베이징자동차(BAIC)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JAC와 BAIC는 이르면 내년에 아폴로를 장착한 자율주행차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광고 요란해도 소비자는 불안

이 같은 회의론은 자율주행차 개발이 가장 활발한 미국에서도 새어나오고 있다. 미 IT 전문지 더버지는 13일 보도에서 올해 CES에 참가한 업체들이 다양한 자율주행 체계를 선보였으나 어느 것 하나 당장 쓸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IT업계에서는 인텔과 모빌아이가 자율주행차 개발용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선보였으며 엔비디아와 바이두 역시 다양한 자율주행 솔루션을 내놨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포드가 도미노피자와 협력해 자율주행 배달 차량을 공개했고 도요타는 '이 팔레트(e-Palette)'라는 자율주행 전기차를 발표했다.

더버지는 업체들이 예상한 상용화 시점이 빨라야 2030년이며 지금 테슬라 등 업체들이 광고하는 자율주행 기술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운행에 필요한 규제 역시 기술자체가 도마에 오를만한 수준이 못되다 보니 논의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자율주행차를 막상 만들더라도 소비자들이 타고 다닐 지도 의문이다. 미 소비자 단체인 '고속도로 및 자동차 안전 협회'가 이달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0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64%가 도로에서 자율주행차와 함께 달리는 상황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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