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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규제완화·감세 올라탄 `아시아 호랑이`…고성장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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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뉴스 / 印尼·태국·필리핀·말레이 투자청 서울소장 인터뷰 ◆

매일경제

태국 최대 규모인 촌부리주(州)의 램차방 항구 전경. 태국 정부는 동쪽 해안가 공단지대를 최첨단 기술산업단지로 변모시키는 동부경제회랑(EEC)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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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베트남은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불린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래의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커서다. 올해 아시아 호랑이의 질주는 계속될 것 같다. 그 동력은 요즘 경제성장세가 뚜렷한 미국과 일본처럼 대대적인 규제 완화와 감세다. 시장친화적 정부를 표방하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세금을 확 줄여 해외 기업 유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5년 만에 최고 수준인 5% 초·중반대(±5.3%)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세안 국가들까지 감세와 규제 완화, 투자 증대를 통한 성장률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투자청 서울사무소 소장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 호랑이들의 올해 경제 전망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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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에 긍정적 요인은.

▷이맘 수유디 인도네시아 소장=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매번 투자가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에서 투자 주도로 경제 체질을 바꾸려는 의지가 강하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고치인 6.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인프라 정비가 진행될 것이다.

▷에마누엘 앙 필리핀 상무관=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발표한 인프라 정비 계획이 본격화하면서 마닐라에 인프라 붐이 일고 있다. 인프라 건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정부가 돈을 직접 투입하는 공공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완니파 피풉차이야싯 태국 소장=전자 서비스(e―service) 도입으로 태국은 작년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에서 전년보다 20단계 상승한 26위에 올랐다.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기업의 경영활동 여건이 좋다는 뜻이다. 올해부터 태국 동부 해안지역을 아세안의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를 건설하는 '동부경제회랑(EEC)'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

▷모하맛 레두안 모드 자브리 말레이시아 소장=해외 기업 유치를 위한 지역 통합 거점(principal hub)의 세제 우대 기간을 연장하고, 4차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 '인더스트리4.0' 관련 기업에 대한 우대 조치가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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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시행할 중점 정책은.

▷수유디 소장=조코위 정부는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투자 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를 핵심 내용으로 한 경제정책 패키지를 16개 발표했다. 2019년까지 기존 4만2000개의 규제를 절반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앙 상무관=향후 3년간 3조6000억페소(약 80조원)를 투입해 마닐라 등의 인프라를 정비할 계획이다. 현재 70개 인프라 사업이 건설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인프라에 투자할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20년 만에 세제 개혁을 실시했고 당장 1월부터 적용됐다. 개인소득세는 줄이고 물품세·휘발유세·가당(加糖)음료세 등을 도입하는 게 골자인데 연간 900억페소(약 2조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완니파 소장=태국 4.0과 동부경제회랑은 향후 20년을 내다보고 정부가 오랜만에 만든 국가 전략이다. 외환위기 이후 태국은 '자족적 경제'처럼 안정에 집중했지만 이번엔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올해 EEC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각종 혜택을 포함한 법이 발효된다. EEC 인프라 정비 관련 프로젝트는 인허가 절차를 기존 24개월에서 8~10개월로 대폭 단축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고 최장 15년간 법인세를 면제하는 등 역대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EEC 법안이 올해 공식 발효된다.

―올해 경제 전망은.

▷수유디 소장=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지면서 5.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치(5.2%)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출과 투자가 받쳐주면 경제성장률은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5%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2050년께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앙 상무관=지난 3분기 필리핀 경제성장률은 6.9%를 기록했다. 중국(6.8%) 말레이시아(5.8%) 싱가포르(4.6%) 등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8%로 잡고 있다. 아세안 중 경제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될 것이다.

▷완니파 소장=올해 경제성장률은 3.6~4.6%를 기록할 전망이다. 태국 군정부가 11월 민정 이양을 위해 총선거를 확정하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경제의 불확실 요소를 꼽는다면.

▷수유디 소장=지난해 정부가 투입한 인프라 비용은 2014년보다 177% 폭증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지방 인프라 공사 현장 시찰에 자주 나가면서 자카르타 MRT, 자카르타·수라바야 항구 확장 공사 등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인프라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졌지만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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