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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남경필 지사 ‘선도 탈당→통합 주장→복당’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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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남 지사 “보수통합 없는 바른정당은 사상누각” 자유한국당 복당

바른정당 하태경 “철새가 두 번 이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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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 <한겨레>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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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없는 바른정당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2018년 1월15일)

바른정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복당계를 냈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통합 없는 바른정당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고사 직전의 위기에 빠진 보수를 살리기 위해 또 한번의 정치적 선택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1년 전 탄핵에 찬성하며 바른정당을 창당했지만, 바른정당은 스스로 기회를 놓쳤고 저 또한 실패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바른정당을 통한 보수혁신에 실패했음을 시인한 뒤 “유능하고 사랑받는 보수를 재건하는데 헌신하겠다. 그리고 당당하게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재선에 도전해 민심의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3일엔 소설 <삼국지>의 내용을 빌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할 수 있다면 기꺼이 조조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고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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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창당대회가 진행된 지난해 1월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김무성 의원이 소속 의원, 지도부와 함께 무릎 꿇고 ‘국민에게 드리는 사죄의 글’을 읽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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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께 묻고자 합니다. 반성조차 하지 않고 정치생명 연장만을 목표로 하는 친박이 주류인 구조에서 새누리당 해체와 인적청산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 아닙니까? 그것을 정녕 모릅니까? 유 의원은 과연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까? 진심어린 답변을 기다립니다.” (2016년 12월 18일)

남 지사는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고 가장 먼저 탈당을 외친 ‘탈당파’였다. 그는 유승민 의원의 탈당을 촉구하면서 신당 창당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남 지사를 기억하는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5일 당 회의에서 “(새누리당을) 가장 먼저 탈당해서 가장 먼저 자강을 외친 사람이다. 가장 쎄게 보수 단일화에 반대한 사람이다. 그런 분이 보수대통합 기치를 내걸고 또 다시 자기 우물에 침을 뱉고 옛 둥지로 돌아갔다”며 “‘조조’의 ‘조’자가 새 조(鳥)라는 걸 안다. 철새가 두 번 이동했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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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3월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후보자 경선토론을 시작하며 손을 번쩍 들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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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와 단일화 할거면 왜 탈당했나” (2017년 2월3일)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에 뛰어들었던 남 지사는 ‘새누리당’과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웠다. 그는 지난해 2월3일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주자도 단일화 대상에 포함된다’고 한 데 대해 “그럴 거면 왜 우리가 탈당했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당시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댄 버튼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접견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을 만든 초심으로 돌아가보면 우리가 추방하려 했던 낡은 정치가 아닐까 걱정된다”며 “저는 오히려 합리적 진보를 포함하는 대연정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국정농단 세력인 새누리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원칙에 안 맞는다”며 “국민의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의 가능성이 조금 더 열렸다” (2017년 12월14일)

남 지사는 인구 1250만명이 거주하는 경기도의 수장이지만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가하는 동안 1∼3%라는 저조한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선 이후 경기지사 재도전 의사를 밝힌 남 지사는 ‘국민의당과는 통합해도 새누리당과의 통합은 안된다’던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12월14일 <시비에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자유한국당이 개혁적 변화를 위해서 하나하나 노력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의 가능성은 조금 더 열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강하게 반발하며,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마땅한 경기지사 후보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남 지사가 다시 자유한국당 행을 택했다. 6·13 지방선거에서는 남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사실상 1대1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 그가 ‘철새 정치인’이라는 낙인을 무릅쓰고 자유한국당행을 택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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